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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대전공장 물류창고가 불에 타며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분진이, 세종시 금남면 농가 일대로 떨어져 현장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앞서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소방폐수가 금강으로 유입돼 환경오염을 일으킬 가능성도 제기되며, 2차 피해 발생에 대한 지적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세종시는 금남면 대박리와 박산리 등 4개리 일대에 분진이 날아와 집과 배추밭 등에 떨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돼 피해여부를 조사 중에 있다고 2일 밝혔다.
화재 현장에서 북서쪽으로 약 7km 떨어진 금남면 일대 4개 리에는 총 490여 농가가 거주 중이고, 배추밭만 약 4만여㎡(약 12만1000평)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상당지역에 분진이 흩뿌려진 것으로 세종시는 파악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현재 '헬프데스크'운영을 통해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접수를 받고 있다"며 "세종시 농가에 떨어진 분진의 경우, 가루 성분을 정밀 분석해 화재로 발생한 것이 확인 될 시 보상에 들어갈 것"이라 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오후 8시55분 대전 대덕구 목상동에 위치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물류창고에서 대형화제가 발생했다. 한국타이어 측은 이날 화재로 타이어 완제품 18만3000개와, 물류창고 일부를 잃으며 총 66억원 규모의 재산피해를 입었다.
화재 발생 시 대전지역 내 거의 모든 소방차가 출동해 진압에 나섰지만, 불을 완전히 제압하는데 12시간여 가까이 소비됐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은 금강과 갑천이 만나는 합류지점과 불과 5km 거리에 위치해, 진화에 쓰인 소방수와 불이 꺼지며 생긴 탄화물 찌꺼기들이 금강으로 흘러들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타이어가 타는 과정에서 발생한 화학물질이 폐수에 섞인 채 금강으로 유입되면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발암물질이 포함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지난 4월에도 같은 지역인 대전 대덕구의 아모레퍼시픽 공장에서 화제가 발생했는데, 당시 소방폐수 등이 갑천으로 흘러들며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는 사건도 발생해 지역 주민들의 '2차 피해'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한국타이어 측은 "화재로 인한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 화재 발생 직후 오일펜스와 모래주머니를 설치했으며, 화재진압용 용수는 준설차량을 이용하여 폐수처리장으로 이송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지 한 언론매체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시 관련 발암물질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은 소방폐수 수십만ℓ가 유독성 검사도 없이 하천으로 대량 방류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덕산업단지 내 폐수종말처리장 방류수의 TMS(실시간 수질분석 시스템) 분석 결과 법정 수질기준인 COD(화학적산소요구량) 20ppm 이하로 배출됐고, 공장과 가장 가까운 수질자동측정망에서도 TOC(총유기탄소) 항목에 이상 징후는 없다”며 “타이어 소각재 성분은 TOC 항목으로 검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매체는 "환경당국이 '방류수 비오염'의 근거로 제시한 COD는 유기물 등 오염물질을 분해하는데 소비되는 산소량을 의미하는 일반적인 수질오염 측정 항목이며. TOC는 폐수 내에 유기물 상태로 존재하는 탄소의 양으로 유독물질 함량을 정확히 측정하는 항목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유독성 여부를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최소 수십만ℓ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소방폐수를 공장 내 자체 폐수처리시설에 의지해 하천으로 모두 방류해버린 것"이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