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제공=기아차
    ▲ 사진제공=기아차

    신형 제네시스가 출시되기까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년여 가까이 애마(愛馬)로 탑승하던 K9.

    K9은 기아차에서 만든 가장 비싸면서도 좋은 차로 손 꼽힌다. 그러나 제네시스와 에쿠스 사이에 끼어, 어정쩡 하다며 소비자들의 많은 선택을 받지 못한 '비운의 차'라고도 불린다.

    그러나 정몽구 회장을 비롯해 K9을 직접 경험해본 사람들은 하나 같이 "K9은 정말 품격있는 성능 좋은 차"라고 입을 모으며, 평가절하되는 사실을 아쉬워한다.

    그래서 직접 K9을 몰아보며, 왜 정몽구 회장이 K9을 애마로 선택했는지 또 직접 몰아본 사람들이 왜 하나같이 칭찬일색을 하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시승은 서울 상도동에서 경남 창원 대방동까지, 왕복 약 760km에 달하는 장거리 코스로 진행됐다. 서울과 창원 시내 도심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대부분을 고속도로에서 운행했다.

    먼저 차에 탑승하자 마자 느껴지는 것은 '고급스럽다'는 점이다. 사실 국내 차종 중 제네시스나 에쿠스를 타더라도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스터어링 휠 가운데 새겨긴 'KIA'를 중심으로 퍼져나오는 K9만의 럭셔리한 매력도 분명했다. 블랙하이그로시 재질로 마감처리 한 센터페시아와 우드그레인 및 크롬재질로 감싼 도어 등이 K9만의 고풍스러운 멋을 한층 더했다.

  • ▲ 헤드업 디스플레이 기능을 통해 전방을 주시하면서 내비게이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 헤드업 디스플레이 기능을 통해 전방을 주시하면서 내비게이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을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무래도 '헤드업 디스플레이'다. 사실 운전을 하다보면 이따금씩 내비게이션 확인을 위해 고개를 여러번 돌려야 하는 불편함을 겪을 때 가 있다. 특히 초행길에선 내비에 집중하지 않을 경우 방향을 틀어야하는 곳에서 틀지 않고 지나쳐버리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헤드업 디스플레이'기능을 통해 이러한 불편함과 우려는 한 방에 씻을 수 있었다. 그냥 전방을 주시한 채 운행하다보면 모든 내비 정보가 운전자의 눈 앞에 펼쳐진다. 좌우 후방에서 달려오는 차량이 있다면 이 역시 전방에서 모두 표시해줘 운행의 안전성까지 한층 높였다.

    액셀을 밟으면 밟을 수록 K9는 조금도 주춤하는 모습 없이 도로를 질주했다. 계기판이 150, 180을 넘어 200에 가까워져도 흔들림이 거의 없었다. 물론 실내도 잡음 없이 고요하다. 이는 현대기아차의 6기통 3800cc급 3.8 GDI 엔진을 탑재했기 때문. K9은 최대출력 334마력, 최대토크 40.3kg·m의 강력한 힘을 자랑한다 

    특히 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속도를 내야 할 때가 있다. 추월차로를 이용해 화물차나, 초보운전자들을 제쳐야 할 때면 순간적인 폭발력이 필요하다. K9의 경우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설정하고, 과감하게 액셀을 밟으면 '에에엥'거리는 소리와 함께 폭발적인 속도로 앞을 치고나갈 수 있었다. 정숙함을 자랑하는 고급세단이지만 달릴 땐 적토마처럼 달릴 줄 아는 차였다.

    K9이 또 하나 자랑하는 것은 '어라운드 뷰' 시스템이다. 어라운드 뷰 시스템은 차량의 앞뒤와 좌우 사이드 미러 하단에 1개씩 총 4개의 카메라를 이용해, 내비 화면에 마치 차를 위성에서 찍은 듯한 화면을 만들어 준다.

    K9같이 차체가 큰 차량의 경우,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라면 주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차 안에서 운전대를 잡은 상태로는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는 사각지대 부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 ▲ 차체가 큰 K9이지만 '어라운드 뷰'시스템을 이용해 누구나 쉽게 주차가 가능하다.
    ▲ 차체가 큰 K9이지만 '어라운드 뷰'시스템을 이용해 누구나 쉽게 주차가 가능하다.


    그러나 '어라운드 뷰'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 마치 게임을 하듯이 쉽게 차량을 주차라인에 깔끔하게 주차할 수 있다.

    K9의 공식 복합연비는 9.3km/ℓ다. 도심에서 '에코'모드를 이용해 운행을 했을 때는 10km에 가까운 연비를 보였고, 고속도로에 들어서는 평균 8km/ℓ의 연비가 나왔다.

    고속도로에서는 연비에 초점을 맞춘 운행이 아니라, 속력을 내야하는 구간에서는 과감히 밟고 운행을 했기 때문에 8km/ℓ의 연비가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K9 2014'의 가격은 3.3모델의 경우 △프레스티지 4990만원 △이그제큐티브 5590만원 3.8모델은 △노블레스 6260만원 △VIP 6830만원 △RVIP 783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