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특수강 現 시장점유율 20%, 현대제철 인수로 크게 늘 듯 포스코, 동부특수강 공급하던 선재 납품처 상실우려


  • 최근 철강업계의 최대 관심사였던 동부특수강 인수전이 현대제철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에 인수전에 참가했던 세아그룹은 물론, 업계 맏형인 포스코도 울상을 짓는 모습이다.

    24일 산업은행 등 매각주관사에 따르면 지난 23일 마감된 동부특수강 매각 본입찰 결과, 현대제철이 세아홀딩스보다 더 높은 가격을 써내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대제철이 써낸 인수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2500억원대 전후로 추정되고 있다.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품으며 특수강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딛음에 따라, 세아그룹은 물론 포스코 역시도 바짝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특수강 공정은 크게 원재료를 생산하는 상공정과, 이를 가공하는 하공정으로 나뉜다. 동부특수강은 하공정에 해당하는 업체다. 하공정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약 20%로, 40%대의 세아특수강에 이어 2번째로 높다.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함으로써, 특수강 하공정에서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20%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 세아특수강이나 동부특수강에서 생상된 냉간압조용 선재(CHQ-Wire)는 볼트와 너트 등을 만드는 파스너사들로 공급된다. 파스너사들은 생산되는 대부분의 물량을 현대모비스나 현대위아, 현대·기아차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납품한다.

    현재는 파스너사들이 동부특수강보다 세아특수강의 제품을 더 선호해왔지만, 향후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동부특수강에서 생산된 냉간압조용선재로 만들어진 너트나 볼트만을 납품받겠다고 나설 시 자연스럽게 시장점유율은 역전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제철의 동부특수강 인수로 인해 생긴 불똥은 포스코에도 튀었다. 포스코는 냉간압조용 선재의 원재료인 선재(둥근모양의 강재)를 만들어 세아특수강과 동부특수강에 각각 공급해왔다. 그 중 동부특수강으로 빠지는 물량은 연간 34~35만t이다.

    현대제철은 오는 2016년 봉강 60만t, 선재 40만t 등 연산 100만t 규모의 특수강 상공정 공장의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선재 물량 전부가 동부특수강으로 공급 될 경우 포스코가 입게 되는 피해도 막심하다. 선재의 경우 품질에 따라 t당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도 거래되는데, t당 60만원으로 기준을 잡는다면 단순계산으로도 포스코는 연간 2000억원의 피해를 입게된다.

    이와 관련해 오일환 포스코 철강사업전략실장 전무는 지난 23일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하면 포스코특수강의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며 "그러나 동부특수강은 경북 포항에 있고, 현대제철의 특수강공장은 충남 당진에 있다. 충남에서 포항, 또 포항에서 수도권까지 제품을 운반하며 역물류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부특수강으로 공급하는 물량 중 일부 차질을 입게될 것은 사실이지만, 역물류 현상으로 현대제철에서도 운반에 부담을 느낄 수 있는 만큼 큰 차질을 입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또 일부 물량 차질에 대한 대응으로 오 전무는 "포스코는 글로벌 수요를 늘려 이를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