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外 '고객' 후보군 마땅찮아
  • ▲ 우리은행 매각 절차가 본격화됐지만, 마땅한 인수 후보가 나타나지 않아 흥행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 NewDaily DB
    ▲ 우리은행 매각 절차가 본격화됐지만, 마땅한 인수 후보가 나타나지 않아 흥행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 NewDaily DB

    우리은행이 경영권 지분에 이어 소수지분 매각절차를 시작한다. 이로써 사실상 우리금융 민영화의 마지막 단계가 시작된 셈이다. 하지만 교보생명 외에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흥행에 성공할지는 불투명하다.

◇ 우리銀 매각 본격화… 우리금융 민영화 막바지

공적자금위원회는 "우리은행 소수지분 매각 세부방안에 따라 소수지분 매각 공고를 실시하는 등 매각절차를 개시한다"고 27일 밝혔다.

공자위는 지난 6월 예보가 보유한 지분 56.97% 중 경영권 지분 30%는 일반경쟁입찰로, 나머지 26.97%는 희망수량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경영권 지분 공고는 오는 30일 실시할 예정이다. 

경영권 지분 인수는 일반적인 인수·합병 절차에 따라 매각공고, 예비입찰, 본입찰, 실사·가격조정, 금융위 승인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이 과정을 통해 지분 30%를 확보하는 인수자는 안정적인 경영권 행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소수지분 26.97% 중에선 17.98%가 매각 대상이 된다. 나머지 8.99%는 콜옵션 행사를 위해 예보가 계속 보유한다. 공자위는 투자자의 입찰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낙찰받는 한 주당 0.5주의 주식을 추가로 예보로부터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할 예정인데, 이 권리를 콜옵션이라고 한다. 

소수지분 17.98%는 투자차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된다. 희망수량 경쟁입찰은 높은 가격을 제시한 입찰자 순으로 각자 희망하는 물량을 우선 배분하는 방식이다. 개인별 입찰 가능 규모는 0.4~10%다.

입찰 마감 시한은 경영권 지분과 소수지분 모두 11월28일이다. 

◇ 매각 공고 냈지만, 흥행 성공할까?

우리은행 매각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우리금융 민영화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매각이 흥행에 성공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경영권 지분 매각을 위해서는 최소 2개 이상의 업체가 참여해야 유효경쟁이 성립되는데, 인수전에 뛰어들만한 후보는 교보생명 정도가 전부기 때문이다. 

공자위가 우리은행 민영화 일정을 발표한 것은 지난 6월이다. 하지만 4개월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교보생명 외에 인수 의사를 나타낸 곳은 나타나지 않았다. 최악의 경우 입찰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교보생명이 단독으로 입찰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경쟁입찰이 성사되지 않는다. 이 경우, 우리은행 경영권 매각은 무산된다.

KB·신한·하나·농협금융지주 등 다른 대형 금융지주사는 우리은행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대부분의 금융지주사는 은행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수익 구조가 짜여진 탓에, 포트폴리오의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거대 은행을 추가로 인수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각 지주사 개별적으로는 CEO 교체, 계열 은행의 조기통합 등의 현안을 해결하느라 우리은행에 눈 돌릴 여유도 없다.

법이 발목을 잡지 않는다 하더라도, 교보생명이 현실적으로 우리은행을 인수할 수 있을 것인지에 의문을 갖는 시각도 있다.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30%)의 시가는 2조5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교보생명이 그만한 자금을 동원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