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월세시장 안정화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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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연합뉴스



    올해 전세대출이 사상 최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출금 증가로 '렌트 푸어'만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증가하고 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말 18조2000억원이었던 전세자금대출은 2012년 말 23조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어 지난해 말 28조원, 올해 8월 말 32조8천억원으로 급증했다.

    금융당국은 올 8월 현재, 지난해 대비 4조8000억원이 증가한 만큼 연말이면 대출자금이 3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전세대출금 증가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속적인 전셋값 상승으로 은행 대출에 의존할 수 밖는 구조로 변했다는 것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셋값이 1억5000만원일 때 10% 올라가면 1500만원만 마련하면 된다. 그러나 3억원일 때 10%는 3000만원에 달한다"며 "2년 만기 후 재계약하는 기존 세입자, 새 전셋집을 구하는 신혼부부 등은 은행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올해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3.65%다. 그러나 2년 만기 후 재계약을 하는 세입자는 지난해 전세가격 상승률(7.15%)까지 더해 전셋값을 올려줘야 한다. 결국 세입자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을 커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올해 급증한 전세 대출은 국민주택기금을 재원인 저금리 대출이 아닌 은행 자체 대출이어서 금리 부담도 크다.

    실제 국민주택기금 전세대출은 9월까지 1조4000억원 증가했다. 연 3.3%의 저금리이지만 부부 합산 소득이 5000만원 이하여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반면 7개 시중은행 전세대출은 10월까지 4조원 넘게 증가했다. 이 중 농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가 연 4.1%로 고금리이지만 조건 제한이 없어 대출금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전세대출 급증이 '렌트 푸어'의 양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증가 추세를 보면 가계대출에서 또 하나의 '폭탄'이 커지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며 "비정상적으로 높은 월세를 낮추는 등 건전한 월세 시장 양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