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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김천이 고향인 대학생 한모(26)씨는 힘겨운 취업전쟁을 뚫고 대기업 입사를 앞두고 있다. 최근 한씨는 회사가 있는 광화문 출퇴근를 위해 주변 전세집 찾기에 나섰다. 그러나 그는 과거처럼 중개사무소를 찾는 대신 카톡과 중개정보 앱을 활용하고 있다.
그는 "대학 시절, 원룸을 구하기 위해 중개사무소를 일일히 돌아다니던 번거로움이 사라졌다"며 "스마트폰을 활용해 매물 정보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시대와 맞물려 부동산 중개 시장에서도 새로운 트렌드가 등장했다. 낮은 요율, 쉽고 빠른 서비스 등 장점을 내세운 스마트폰 앱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중개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폰 앱은 약 200개로 추산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직방', '다방'이란 앱이 있다. 사용자는 스마트폰으로 보증금·월세의 범위를 선정해 원하는 지역의 물건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매물의 내부 모습을 물론 주변 사진까지 볼 수 있어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 중 '직방' 앱은 다운로드 수가 400만명에 육박할 만큼 인기다.
직방 관계자는 "젊은 세대들을 위해 전·월세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며 "'헛걸음 보상제', '삼진아웃' 제도 등을 통해 허위매물을 차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관심도가 높아진 '카톡부동산'도 이목을 끌고 있다. 이는 개업공인중개사가 '카카오톡'을 통해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중개보수 요율이 저렴해 최근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A 카톡 부동산 대표는 "전셋값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혼부부와 젊은세대를 위한 타깃 서비스"라며 "고객들에게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가 인기의 이유"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카톡 부동산 대표도 "모바일 시대의 흐름에 따라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시스템"이라며 "현재 개인 사무실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서비스 제공 방법을 다각화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개업공인중개사 시장을 흔들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과도한 경쟁으로 중개업소 생태계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찬경 위례박사 공인중개사 대표는 "업계의 근본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제도적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동산이란 '실물'을 보고 판단해야 하는 특성이 있다. 때문에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중개 서비스가 시장 판도를 뒤집을 만한 영향력이 있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양천구 K 공인중개사 대표는 "모바일을 활용한 부동산 서비스가 시대적 흐름인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홈쇼핑이 등장했다고 백화점이 살아지진 않았다. 시장논리에 따라 경쟁력 있고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업공인중개사는 살아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 카톡 부동산 대표도 "단순한 틈새시장일뿐 부동산 중개 시장을 흔들만한 경쟁력을 갖춘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러한 인기를 타고 '허위매물', '무자격 공인중개사 난립' 등 부작용의 우려도 있다. 이에 고객들이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게끔 신뢰를 주는 게 우선이다. 즉 과도한 경쟁보다는 각 시스템을 보완해 나가는 상생의 관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영곤 강남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새로운 정보사업을 구축하는 차원에서 접근해야할 문제"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단점을 보완하는 등 협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도 "소비자들이 검증된 공인중개사를 확인할 수 있는 제도적 보안이 구축되면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