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월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이하 법안소위)는 '종현이법'이라 불리는 '환자안전법'을 통과했다.
故정종현 군(9)은 지난 2010년 5월 백혈병 투병 중, 정맥에 맞아야 할 항암제 빈크리스틴이 척수강 내에 잘못 주사된 것을 원인으로 사망했다. 이후 병원에서 "환자안전사고로 제2의 종현이가 생기면 안 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고, 작년 4월 9일 1만 명의 이름으로 국회에 '환자안전법' 제정 요구가 전달됐다.
이로부터 7개월 후인 지난 1월에 새정치민주연합 오제세 의원과 새누리당 신경림 의원이 각각 '환자안전법' 을 대표 발의에 나섰다. '환자안전법' 제정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던 故정종현 군의 부모와 환자단체들은 법안소위 통과 소식에 "기쁨을 느끼며 보람된다"고 전했다.
법안소위를 통과한 '환자안전법'은 '국가차원의 종합적인 환자안전관리체계 구축 및 자율보고를 기반으로 환자안전사고 보고·학습시스템 운영, 보고된 환자안전사고 정보의 분석 및 재발방지 방안의 개발·공유학습, 보고자 보호장치 등'을 핵심내용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법안소위를 통과한 '환자안전법'은 병원계와 의료계의 강한 반대로 환자안전법 실효성 담보수단으로 도입된 각종 벌칙 조항이 모두 삭제된 실정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병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환자안전 전담인력 고용의무, 환자안전기준 준수의무, 전담인력 정기교육 이수의무 등을 위반해도 아무런 제재가 없다는 점에서 반쪽짜리 안전법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하지만 환자단체는 반쪽짜리라는 우려가 일고 있으나 '환자안전법'의 법안소위 통과를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환자안전법'과 관련된 의료계, 병원계, 정부, 시민사회단체·소비자단체·환자단체 등 이해당사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법률제정은 불가능하고 부족한 부분은 법률시행 후 개정을 통해 보완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환자안전법' 법안소위 통과는 환영하지만 예산 관련 여야간 갈등으로 회의 자체가 취소돼 '환자안전법'의 상임위원회 상정이 12월 이후로 미뤄지게 된 것은 염려스럽다고 입장을 표했다.
이어 환자단체들은 작년 '환자안전법' 발의 때와 같이 '환자안전법'의 신속한 국회 상임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대국민 1만 명 문자 청원운동'을 시작한다고 1일 밝혔다. 휴대폰이나 스마트폰 문자메시지로 '거주지역/이름/청원내용' 등 자유로운 청원글을 적어 '1666-2915'로 발송하면 '종현이와 환자안전법' 공식홈페이지에서 청원 여부 및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故정종현 군 가족 및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현재 교통사고 사망자수보다 병원 안전사고로 사망하는 환자수가 더 많다"며 "'환자안전법'의 제정을 통해 의료사고로 사망하는 환자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국회 본회의의 신속한 통과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