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 중앙연구원 한형조 교수, '유교, 잊혀진 삶의 기술' 주제 강의"인문학은 교양 차원의 공부 아닌 삶을 견디는 기술, 인격수련" 강조잇따른 대형사고 영향 반기업 정서 확산... "인격수련·자아성찰 등 기본 다시 짚고 넘어가야"


  • 삼성그룹의 올해 마지막 사장단 회의 화두는 '인문학'이었다.

    부정·부패는 물론 대기업의 윤리 의식까지 의심케 하는 대형 사건·사고가 이어지며, 국내에 반기업정서가 퍼지자 올해를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다시 한 번 인격 수련과 자아 성찰에 대한 기본적 이야기를 짚고 넘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이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진행된 삼성 수요 사장단 회의에서 한국학 중앙연구원 한형조 교수가 '유교, 잊혀진 삶의 기술'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한 교수는 인문학의 효용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인문학은 교양 차원의 공부가 아니라 '삶을 견디는 기술'"이라고 정의하면서 "살아나가는 과정 속에서 맷집을 키우고 세상을 달리보는 눈을 얻는 인격 수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연한 이야기지만 인문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은 자기 투영 이상을 절대 볼 수 없다"면서 "자신의 눈에 보이는 세상은 자아의 투영"이라고 역설했다.

    한 교수는 태풍으로 조선에 표착한 네덜란드인들의 억류생활을 담은 '하멜표류기'를 예로 들며 "당시 외국인을 처음 본 조선 관리들은 이를 공문서로 남길 때 본인들이 인식하는 세계 속에서 자기 투영 이상의 것을 묘사하지 못했다"면서 인문학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 50여명이 참석하는 삼성 수요 사장단 회의는 매주 수요일 오전 8시부터 1시간 가량 진행되며 회의 시작 전, 전문가를 초청해 40분 간 강연을 진행한다.

    올해 총 47명의 전문가들이 사장단 회의 강단에 섰으며 회의 주제 중 비중이 가장 높았던 분야는 '경영'으로 올해 총 24차례 진행됐다. 다음주 수요일은 종무식 등으로 회의가 없으며 내년 첫 회의는 1월 7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