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원 넘는 실행 성과 올려 '이목 집중'
현대로지스틱스 직접 매각 성사땐 자구안 100% 이행
  • ▲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현대그룹이 자구계획 발표 1년 만에 3조원이 넘는 실행 성과를 올려 이목이 집중된다. 

1년 전 현대그룹은 유동성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3조3천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선제적으로 이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22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이날까지 실행에 옮긴 자구안 이행 규모는 3조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행률은 92%에 달한다. 

올해 10월까지 이행률이 85% 달성, 최근 두 달 사이 7%포인트를 끌어올렸다. 

지난 18일 컨테이너박스 2만5천16대를 추가로 매각해 662억원을 조달한 것을 비롯해 부산 용당 컨테이너야드(CY) 잔여 부지를 팔아 783억원을, 현대오일뱅크 지분 중 추가분을 매각해 288억원을 각각 확보했다.

현대그룹은 애초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던 물류계열사 현대로지스틱스를 직접 매각으로 돌리는 등 공세적인 구조조정을 실행해 자구안을 100% 이행할 경우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은 그동안 적절한 시기에 매각을 통해 자금 확보 마련에 나섰다. 

일본계 사모펀드(PE)인 오릭스에 현대로지스틱스를 매각해 6천억원을 조달했고, IMM인베스트먼트에 LNG(액화천연가스) 사업부문을 매각해 9천700억원을 확보했다.  

또 진행 중인 해외터미널 유동화로 1천500억원을 더한 것을 포함하면 사업부문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만 1조9천700억원으로 전체 자구안 중 3분의 2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컨테이너 기기 매각으로 1천225억원, KB금융지주 지분과 부동산 등 자산매각으로 4천509억원을 확보했고 현대증권 등 금융사의 매각방식 확정으로 2천억원을 선유입 자금으로 끌어들였다. 

이밖에도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1천803억원, 현대상선 외자유치 1천170억원 등 자기자본 확충으로 2천973억원을 확보했다. 1년간 경영혁신으로 인한 비용절감 효과는 1천225억원에 달했다. 

아울러 현대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 매각으로 현대로지스틱스→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로지스틱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함으로써 기업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실행에 옮겼다. 

현재 진행 중인 현대증권 매각을 통해 현대그룹 측은 자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증권 인수전에는 일본계 오릭스와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파인스트리트, 중국계 부동산·금융기업 푸싱그룹 등 3곳이 뛰어든 가운데 현대로지스틱스 지분을 인수한 오릭스가 이번 인수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