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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기업형 주택 임대사업 육성을 통한 중산층 주거혁신 방안에 대해 건설업계도 발 빠르게 계산기를 두드리는 모습이다.
13일 정부는 8년 이상 장기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기업형 임대사업자에 대해 △규제개혁 △택지지원 △자금지원 △세제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즉 민간 건설사들이 임대주택 사업에 진입해 국민에게 질 좋은 임대주택 공급을 유도하겠다는 의미다.이에 건설사들도 본격 검토에 들어갔다.
대형 건설사 중 대림산업이 가장 적극적인 입장이다.
현재 대림산업은 지난해 말 부동산 개발팀을 주택임대사업팀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임대사업을 준비 중이다. 또 지난 8일 인천광역시 도화 도시개발구역에서 민간참여 공동 주택용지 개발사업의 민간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곳에 1960가구의 수급조절임대리츠를 공급할 계획이다.
대우건설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번 방안에 건설업계에서 요구했던 사안이 크게 반영됐다"며 "향후 계획이 구체화될 경우 사업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GS건설은 충남 천안, 경기 화성 사업지에 임대주택 공급 계획이 있다. 임대주택 건설을 위해 국민주택기금 대출 신청도 마친 상태다.
GS건설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 범위가 커지면서 긍정적으로 검토할 여지가 생겼다"며 "수익성 등을 충분히 검토하고 사업 진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한화건설은 신사업추진 태스크포스팀이 꾸려져 임대사업 전반에 대해 논의 중이다. 임대사업을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보고 검토하고 있는 것.
그러나 대다수 건설사는 이번 정부 발표에 조심스런 입장이다. 아직까지는 구체화된 것이 없고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태도다.
A건설 관계자는 "애초부터 임대주택 사업 진입 여부를 검토해 본 적이 없다"면서 "시장 상황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내비쳤다.
B건설 관계자는 "추후 검토해야 할 요소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야 건설사들도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사용과 관련해서는 정부 방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임대주택에 회사 고유 브랜드를 사용할 경우 기존 거주자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는 기존 브랜드를 임대주택에 고스란히 적용하길 원하고 있다"면서 "브랜드 도입과 관련해서는 전혀 결정된 것이 없다"며 사실상 정부의 방안에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 역시 "민간기업에서 브랜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정부의 목적은 질 좋은 아파트 공급을 통해 주거환경 개선이다. 브랜드가 중요한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이 임대사업에 뛰어들 경우 부채 비율이 높아져 자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즉 회계처리에 대한 특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C건설 관계자는 "분양전환을 통해 자금이 회수되기 전까지 재무제표 상에는 결국 부채로 남을 것"이라며 "부채비율이 높은 대다수 건설사 입장에서 선뜻 사업에 참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아직은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며 "시험사업을 통해 문제점을 보안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