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신고가' 경신…인수 이후 ROE 등 재무상태도 긍정적


  • LG상사가 방계 물류기업 범한판토스 지분 51%를 인수키로 하자 곧바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주식시장의 반응이 뜨거웠다. LG상사의 이번 인수 결정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범(凡)LG그룹 차원에서 물류사업부문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한편 최근 고꾸라진 LG상사의 수익성을 범한판토스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봤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상사는 전거래일대비 900원(2.95%) 오른 3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 중에는 3만2650원까지 치솟으면서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매수상위 창구로는 키움증권(13만3668주), NH투자증권(9만7412주), 이트레이드증권(6만7557주), 신한금융투자(4만8013주), 메리츠종금증권(4만6024주) 등이 이름을 올렸다.

    앞서 LG상사는 이날 장중에 3147억원 규모의 범한판토스 주식 102만주(취득 후 지분율 51%)를 취득키로 결정했다고 공시를 통해 발표했다. 범한판토스의 기존 대주주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6촌 동생인 구본호 부사장과 모친인 조원희 회장으로, 97%를 보유 중이다.

    사측은 범한판토스 지분을 인수한 이후 자회사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LG상사 관계자는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안정적인 신규 수익원 확보를 위한 지분 취득"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증권사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번 인수로 LG상사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1792억원, 지배지분 순이익은 1255억원으로 기존 예상치 대비 각각 592억원, 228억원 증가가 예상된다"며 "기업가치 증가 효과는 3759억원으로, 중장기적으로 원자재 트레이딩 화물 물류량의 내재화, LG그룹 물량 증가 등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예측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이번 인수로 인해 무역영업부문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범한판토스는 자본총계 2501억원(지배주주지분)에 순이익 493억원으로, 21.2%의 ROE를 기록 중인데다 영업손익은 안정적인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범한판토스 인수에 따라 LG상사는 한 자리 수에 불과한 ROE(2013년 3.3%, 2014년 1.3% 추정)의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LG그룹 물류통합에 따른 무역영업부문 실적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인수에 따라 기존사업의 물류비용 내재화(연간 운반비 1300억원 내외), 물류사업의 LG그룹 물량 확대가능성, 물류사업을 통한 이익의 변동성 축소 등 시너지가 기대된다"며 "또 LG상사는 E&P시황 악화에 따른 E&P투자 지연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 5645억원(지난 3분기 현재 기준) 보유하고 있어 인수에 따른 재무적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최근 들어 상품가격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확대된 LG상사의 안정적인 이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LG상사는 석탄·석유를 비롯한 자원개발사업(E&P)부문이 전체 세전이익의 70%를 차지하고 있지만, 2011년부터 약세가 지속되는 석탄 가격과 일부 E&P 사업에서의 손상차손으로 인해 3년째 이익이 감소하고 있는 상태이다. 손상차손이란 시장가치의 급격한 하락 등으로 유형 자산의 미래 경제적 가치가 장부가격보다 현저하게 낮아질 가능성이 있는 경우 이를 재무제표상 손실로 반영하는 것이다.

    김현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범한판토스는 전부터 LG그룹의 해외물류를 전담하고 있고, 최근 6년간 평균 영업이익은 727억원(영업이익률 3.8%)으로 이익 안정성이 높기 때문에 LG상사의 이익 변동성을 완충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한편 1977년 설립된 종합물류업체인 범한판토스는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동생인 故 구정회씨가 설립한 회사다. 구정회씨의 셋째 아들인 故 구자헌씨가 회사를 이끌다 1999년 타계하면서 부인인 조원희 회장과 아들 구본호 부사장에게 회사를 물려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