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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와 현대제철이 희귀금속으로 분류되는 '바나듐'의 안정적 확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바나듐은 자동차용 고장력강판 등 각종 철강재의 품질을 높여주는 부원료로 사용되는데, 수요 대비 매장량이 크게 부족해 이를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철강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한 상황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철강공급이 만연한 상황에서 고강도·고품질 제품의 집중생산을 통해 위기를 타개하려는 포스코나 현대제철 입장에서는 바나듐의 원활한 수급이 어느 때보다 시급한 형국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최근 왕양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만나 충칭 파이넥스 일관제철소 건립에 대한 협력을 요청, 1개월 내 승인이 날 것이라는 답변을 받아냈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해 7월 중국 국영기업인 충칭강철과 △파이넥스 일관제철소 건설 △자동차용 냉연도금강판 생산 △바나듐-티타늄 자원종합 이용사업 등 3건의 합작사업에 대한 전략적 협력 합의서를 체결했다.
이 사업들은 중국 중앙정부의 사업비준 승인을 남겨두고 반년 넘게 제자리걸음을 해왔는데, 왕양 부총리가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함으로써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 입장에서는 자사 고유의 친환경쇳물 제조법인 파이넥스 공법을 해외로 첫 수출한다는 기쁨과 동시에 희귀금속인 바나듐을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는 장이 열릴 전망이다.
바나듐은 자동차용 고장력강판, 고장력철근, 특수강 제조 등에 첨가되는 합금원소이다. 강철에 1%의 바나듐만 주입해도 눈에 띄게 표면이 매끄러워지고 탄성강도 또한 크게 증가하게 된다.
그러나 연간 생산되는 바나듐이 전체 조강생산량의 0.5% 수준에 불과한데다, 대부분이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중국, 러시아 등 3개국에 집중 매장돼있어 이를 확보하려는 글로벌 철강사들의 경쟁도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자원종합 이용사업이 본격화 할 경우 포스코는 충칭강철과 함께 현지 태화광산에서 안정적으로 바나듐을 수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태화광산은 중국 판시 지역의 4대 철광석 광산 중 하나로 광석 매장량이 3억6000만t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아직 MOU(양해각서) 단계에 있는 사업 내용으로 중국 정부의 비준절차 등이 남아있어 세부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지만, 바나듐을 비롯한 희소금속의 가치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만큼 충칭강철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이를 구체화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역시 바나듐의 안정적 중장기 수급을 위해 지난해 7월 호주 광산 개발업체인 TNG와 '마운트 피크 바나듐 프로젝트'와 관련한 비구속적 MOU를 체결한 바 있다. 마운트 피크 광산에는 철광석 3천680만t, 티타늄 800만t, 바나듐 45만t 등이 매장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제철의 경우 현대기아차에 납품하는 초고장력 강판 제조 및 최근 발을 디딘 특수강 사업에 바나듐을 투입하게 된다. 완성차 품질과 직결되는 특수강은 엔진, 변속기 등 자동차 핵심부품의 주요 소재로 사용된다. 현대제철은 현재 충남 당진에 연산 100만t 규모의 특수강 공장을 건설 중에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마운트 피크 프로젝트의 경우 특수강 공장 가동에 맞춰 안정적 원재료 조달 기반을 위해 추진된 것"이라며 "현재 MOU만 체결한 상태로, 아직 구체적 개발 계획은 잡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