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쇳물 제조' 세계 최초 상용화 성공한 포스코 친환경성 확보는 물론, 용광로 대비 설비투자·원가 대폭 절감
  • ▲ 파이넥스 3공장 전경ⓒ포스코
    ▲ 파이넥스 3공장 전경ⓒ포스코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친환경쇳물 제조법인 '파이넥스' 공법이 최근 집중 조명 받고 있다.

    지난 17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파이넥스 3공장을 직접 시찰한 박근혜 대통령은 파이넥스 용융로에서 쏟아져 나오는 붉은 쇳물을 보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줄곧 '창조경제 실현'을 강조해왔는데, 포스코의 파이넥스 공법이야 말로 창조경제의 철학을 가장 구현한 산업형 롤 모델이라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구온난화와 탄소배출권 문제로 친환경 기술개발이 시급해지며, 포스코의 파이넥스 공법과 같은 친환경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탄소배출을 저감하는 친환경기술이면서 제조비용까지 절감, 해외로 수출할 수 있는 혁신공법을 개발하고 상용화했다는 점은 대단한 성과다"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파이넥스 공법을 두고, 무에서 유를 만든 포스코 창조역사의 결정체라고 평가한다. 글로벌 철강업계에 있어 수백 년 전부터 불문율처럼 내려온 '쇳물은 용광로에서'라는 패러다임을 반세기 역사에 불과한 한국의 한 철강업체가 완전히 뒤집어버렸기 때문이다.

    용광로를 통해 쇳물을 뽑아낼 때엔 가루형태의 철광석과 석탄을 작은 덩어리형태로 바꿔주는 코크스, 소결공정이 필수적이다. 철광석을 녹이기 위해 용광로 아래에서 1200도의 뜨거운 열풍을 불어 넣는데, 바람에 가루가 날릴 시 연소효율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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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루(Fine)와 공법(Execution)의 합성어, 즉 가루공법을 의미하는 파이넥스(FINEX)는 코크스·소결공정을 과감히 생략한다. 자연스레 용광로 대비 설비 투자비도 80% 수준으로 줄었다.

    또 알루미나나 아연과 같은 불순물이 많은 철광석의 경우 용광로 투입에 제한 적이었으나, 파이넥스 사용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가 철광석 사용을 통해 제조원가 역시 용광로 대비 85%선으로 낮출 수 있다.

    파이넥스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철강제조업이 공해산업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게 했다는 점이다.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의 발생량은 용광로 대비 단 3%와 1%에 불과하다. 비산먼지 역시 용광로 공법의 28%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

    사실 일본, 호주, 유럽, 브라질 등에서도 친환경쇳물 만들기 개발에 나서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문제는 용광로 공법만큼의 생산 규모와 품질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를 상용화해낸 것은 포스코가 유일무이하다.

    포스코는 지난 1992년 파이넥스 공법 개발에 착수하며, 5541억원의 연구개발(R&D)비를 쏟아 부었다. 그 결과 2003년에 60만t 규모의 데모플랜트(파이넥스 1공장)를, 2007년엔 세계 최초로 150만t 규모의 상용화 설비(파이넥스 2공장)를 성공적으로 가동시킬 수 있었다.

    올 들어선 200만t 규모의 파이넥스 3공장에 불을 지피며, 용광로에 뒤지지 않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데 까지 기술을 진일보시켰다. 용광로가 50만t에서 200만t으로 생산 규모를 확대하는데 20년 이상 소요됐지만, 포스코의 파이넥스는 불과 10여년 만에 이를 현실화했다.

    이같이 용광로에 맞먹는 생산규모와 품질을 확보한데다 친환경성까지 갖춘 파이넥스에 대한 세계 각국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에서 매년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중경강철과는 지난해 9월 연산 300만t(150만t 설비 2기) 규모의 쇳물을 생산할 수 있는 파이넥스 공장을 짓기로 합작협약(MOA)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7월 한-중 경제통상협력포럼 기업 MOU 체결식에서 중국 중경강철집단과 전략적 협력합의서를 체결한 바 있다.양사의 협력은 중국 정부의 비준, 한국 정부의 기술수출 승인 등이 이뤄지면 더욱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파이넥스 3공장 가동으로 유휴설비가 된 파이넥스 1공장 설비는 인도의 메스코스틸이 관심을 보여 지난 8월 양사간 설비 매각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또 파이넥스는 포스코와 중소기업 간의 기술 공유, 협업 등을 통해 만들어진 상생의 결과물로도 평가되고 있다. 이번에 준공된 파이넥스 3공장 설비의 경우 80%를 국내 37개 주요 중소기업에서 제작했다. 금액으로는 2810억원 규모에 달하며, 이를 통한 고용창출 효과만 연인원 85만명으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파이넥스 공법은 37개 중소기업이 포스코와 협업해서 미래먹거리를 만드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의 모범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