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하나, 장기 관점에선 '경영 불안감' 부정적"


  • 엔씨소프트와 넥슨 사이의 경영권 및 지분경쟁 이슈는 당분간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양 사의 경영진 간의 마찰이 나타난다면 실적에 긍정적이라고 보긴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다.

    28일 오전 11시8분 현재 엔씨소프트는 전거래일대비 14.81%(2만8000원)까지 치솟은 21만7000원에 거래가 성사되면서 상한가를 쳤다.

    같은 시각 넥슨이 지분을 보유한 넥슨지티(구 게임하이)도 전장대비 12.24%(1750원) 급등한 1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넥슨지티는 지난 2010년 넥슨코리아에 인수됐다.

    앞서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지분보유목적을 '단순투자목적'에서 '경영참가목적'으로 변경한다고 전일 장 마감 이후 공시했다.

    넥슨은 지난 2012년 6월 엔씨소프트의 지분 14.7%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된 후, 지난 10월 지분율을 0.38%가량 늘림으로써 총 15.1%로 확대시켰다. 당시 지분율 확대목적이 단순 투자목적이라고 밝혔으나 이번 발표를 통해 이를 뒤집은 것이다.

    이로써 현재 엔씨소프트의 지분은 넥슨(15.08%), 김택진 외 3인(10.16%), 국민연금 (6.88%), 자사주 (8.99%) 등으로 구성됐다.

    우선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이슈가 발생한 데 대해 단기적인 주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가 다시 1대주주가 되기 위해 추가 매입 가능성 등이 크다는 설명이다.

    정재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는 넥슨의 투자목적 변경에 대해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으로 이에 따른 지분경쟁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업 기반여건(펀더멘털) 개선에 대한 노력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에는 모두 긍정적인 이슈"라고 설명했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도 "이번 넥슨의 발표로 단기적으로 주가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긍정적인 부분으로는 경영권 분쟁 이슈로 단기 주가 상승 가능성과 김택진 대표의 지분 매입 여부, 넥슨의 비용 효율화 시도 가능성 등이 꼽힌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택진 대표이사의 임기만료일이 오는 3월28일인 점과 각 사의 경영노선이 다르다는 점 등은 장기적으로 실적에 긍정적이지 못할 것이란 판단이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보도자료를 통해 "넥슨 측의 일방적인 경영참여 시도는 시너지가 아닌 엔씨소프트의 경쟁력 악화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반발하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정재우 연구원은 "넥슨이 임원의 선임 및 해임, 이사회 등 회사의 기관과 관련된 정관의 변경, 배당의 결정 등 엔씨소프트의 주요 주주로서 영향력 행사가 가능해졌다"며 "김택진 대표의 임기만료일이 가깝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주주총회 시 경영권 변화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안재민 연구원은 "개발자와 경영인(CEO)의 게임 개발 철학이 중요한 게임 회사의 특성상 두 회사 간의 마찰이 장기적으로 핵심 개발 인력 이탈이나 경영진 간의 대립, 게임 출시 지연 등 부정적 이슈가 나타날 경우 실적에 긍정적이라고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그는 이어 "넥슨의 DNA와 엔씨소프트의 DNA가 잘 섞일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현재 9.9%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김택진 대표가 1대 주주가 되기 위해선 5% 이상 지분을 확보해야 하지만 넥슨에 매각한 주당 25만원보다 비싼 가격에 살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넥슨이 기존 엔씨소프트 경영진들의 위상을 존중해주는 형식의 일부 경영참여, 또는 자문쪽으로 진행된다면 경영권 분쟁 여부는 일단 수면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잠재적 분쟁가능성까지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