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석유 시추 리그 3년내 최저 수준 감소유조선임대료 가파른 상승 등 사실상 반등 시작정유업계 "유가 반등 시작되면 오르는 것은 순식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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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유가가 3일 연속 3달러 이상씩 폭등하며 배럴당 50달러 선을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셰일가스에 밀려 폭락을 거듭했던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대까지 추락하면서, 사실상 지하 1Km 이상 수직으로 파고 들어가 90도 꺽여 셰일층을 파쇄해 다량을 물을 투입하는 방식의 막대한 비용이 투입돼야 하는 셰일가스가 경쟁력을 잃은 것이다.

    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3월물 인도분 WTI 선물은 전일보다 3.48달러 상승한 53.05달러를 기록했으며 런던 ICE의 북해산 브렌트유(Brent)는 전일보다 3.16달러 오른 57.91달러에 마감됐다.

    국내 원유 수입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바이유(Dubai)의 경우 전일보다 3.81달러 상승한 52.62달러에 거래됐다.

    그동안 약 7개월간의 국제유가의 가파른 하락세가 채 1달러가 안되는 수준으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등 회복될 전망이 보이지 않고 있던 것과 달리 최근 단기간에 지속해서 큰 폭으로 유가가 상승하고 있다.

    WTI의 경우 지난달 29일과 비교해 8.6달러가 급등했으며 브렌트유도 9.44달러 상승했다. 마찬가지로 두바이유도 7.79달러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이같은 국제유가의 오름세는 미국 석유 시추 리그 수가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석유생산량이 감소될 것이라는 전망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베이커휴즈(Baker Hughes)사에 따르면 이번 주 미국 내 석유 리그 수가 전주보다 97기 감소한 1223기를 기록했다 사실상 3년래 최저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3일 미국 정유사와 석유화학 등 석유업계 근로자의 3분의 2가 속해있는 미국 철강노조(USW) 소속의 전국 230개 정유업체 노동자 3만명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휘발유 수급이 타이트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반등하기 시작하면 단시간에 큰 폭으로 상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08년 12월31일 두바이유 가격은 36달러까지 떨어졌지만, 2009년 1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하반기에는 60~70달러대로 올라간 바 있다.

    그동안 유가 폭락으로 어려움이 가중돼 왔던 정유업계도 희색이다. 작년 하반기 국내 정유업계는 유가 급락으로 발생한 재고평가손실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기록했지만, 올 상반기부터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이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사실상 바닥을 치고 나서 상승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은 여러가지 방면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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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락슨리서치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유조선 임대료(WS지수)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유가가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한 시점인 지난해 10월부터 유조선운임지수는 급격하게 증가했으며 현재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일부 투기세력들이 유조선에 원유를 채워 공해상에 세워뒀다는 이야기까지 회자되는 등 유가 반등은 예고돼 있었다.

    통상 WS지수는 유가가 상승세를 보일 때 운임료가 오른다. 유가가 조금이라도 더 쌀 때 구입해두려는 트레이더들의 유조선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석유수요처인 중국의 비축유 확대 정책도 WS지수 상승과 함께 유가 상승을 견인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유가 급락을 전략비축유(비상상황에 대비해 비축한 원유) 확충을 위한 기회로 적극 활용했다.

    중국은 작년 12월 하루 평균 715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했으며, 지난해 전체 원유 수입량은 약 22억5764만 배럴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말 원유 수입량은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아울러 유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OPEC(석유수출국기구)은 감산에 나서지 않았지만, 오히려 비OPEC 국가들을 중심으로 감산에 나서면서 유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IEA가 지난달 석유시장보고서에서 최근 유가 하락을 반영해 올 비OPEC 국가들의 석유 공급 전망치를 전월 전망치보다 일일 35만배럴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아직까지 미지근하다. 유가가 상승할 경우 셰일가스의 가격 경쟁력이 생기고 비OPEC국가들의 생산도 함께 증가되는 만큼, 언제 다시 추락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배럴당 1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던 국제유가가 단기간에 반토막이 나는 등 석유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만큼 속단은 어렵다"면서 "하지만 이번 반등으로 바닥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