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표소 발권 없이 버스에서 카드결제…예약자 수수료 없어 취소해도 안 알려예약 취소 페널티 3월 초부터 적용…일부 설 귀성·귀경객도 불편 겪을 듯
  • ▲ 버스터미널.ⓒ연합뉴스
    ▲ 버스터미널.ⓒ연합뉴스


    고속버스 이용 편의를 위해 도입하는 다기능 교통카드 통합단말기(E-패스) 시스템에 아직 환급 수수료에 대한 규정이 없어 예약 취소 좌석을 찾는 대기 승객의 불편이 예상된다. 환급 규정은 다음 달 초 마련될 예정이어서 설 명절 기간 일부 귀성·귀경객도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설 명절 특별교통대책의 하나로 귀성·귀경객 승차 편의를 위해 시범운영 중인 고속버스 E-패스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E-패스는 승객이 따로 승차권을 발권하지 않고 버스에 바로 탈 수 있는 시스템이다.


    현재는 인터넷으로 고속버스 좌석을 예약하면 터미널 매표창구에서 결제하고 표를 받아야 탑승할 수 있다. E-패스는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신용카드를 버스에 설치된 단말기에 대기만 하면 예약한 대로 결제가 이뤄져 매표창구를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진다. 좌석에 여유가 있다면 미리 인터넷 예매를 하지 않았어도 탑승할 수 있다.


    E-패스는 현재 39개 노선에서 시범운영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다음 달 2일부터 E-패스를 모든 노선으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E-패스는 아직 환급 수수료 규정이 마련되지 않아 예약·취소 과정에서 일부 대기 승객의 불편이 예상된다. 예약 승객 중 표를 발권한 이후 탑승을 취소하는 경우 기존에는 환급을 위해 매표창구를 찾았으므로 예약 취소에 따른 잔여 좌석을 미리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E-패스는 버스 내 설치된 단말기를 통해 결제가 이뤄지므로 버스 출발 직전까지도 예약 승객의 취소 여부를 확인할 수가 없다. 승객 입장에선 탑승 전 발권이 이뤄지지 않아 예약을 취소해도 환급 수수료를 물지 않기 때문에 굳이 매표창구까지 찾아가 터미널 측에 예약 취소를 알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고속버스는 출발 전 10%, 출발 후 20%를 각각 수수료로 받고서 환급을 해준다.


    고속버스터미널 한 관계자는 "표를 발권했다면 (탑승을 취소할 경우) 수수료를 제한 돈을 돌려받기 위해 매표창구를 찾아오지만, (E-패스는) 결제도 안 됐는데 예약 취소를 알려주려고 일부러 발걸음 하는 '친절한' 승객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속버스는 출발 직전 원하는 대기 승객에게 좌석을 팔 수 있지만, 이 경우 승객은 예약이 취소된 좌석을 확인하기 위해 승차장을 하염없이 지켜야만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E-패스를 전 노선으로 확대하는 다음 달 2일까지 환급 수수료 규정을 마련할 방침이다. 설 명절 기간 고속버스를 이용하는 일부 귀성·귀경객의 불편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예약을 취소하는 승객이 탑승 취소 상황을 (터미널 측에) 알려주지 않으면 대기 승객은 고속버스가 출발하기 직전까지 빈 좌석을 확인하기가 어렵다"며 "다음 달 초까지는 E-패스 시스템의 환급 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며 현재 수수료율보다는 낮게 책정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