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km 내 백화점 4개…경쟁 점화
수원NC터미털점 2월26일 오픈…유아동복 확장 '주부층'노려
AK플라자, 호텔·쇼핑몰 등 증축…롯데에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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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랜드그룹
    ▲ ⓒ이랜드그룹

     

    경기남부권 최대 상권을 차지하기 위한 대기업 백화점들 간의 자존심을 건 대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수원지역 백화점 업계를 양분하고 있던 AK플라자(애경)와 갤러리아백화점, 후발주자인 롯데백화점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랜드가 지난달 26일 수원버스터미널에 복합쇼핑몰을 열었다.

    특히 지역 1등을 지켜온 AK플라자와 유통 1위기업 롯데의 정면대결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 기업의 백화점의 진출이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가 수원지역에 새롭게 진출한 NC터미널점은 영업면적 2만5000㎡에 지상 6층 규모를 갖추고 있다. 이곳에는 LF 종합관을 비롯해 SPA·패션브랜드 등 총 153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명품잡화가 1층에 몰려있는 타 쇼핑몰과 달리 주변 지역에 유아동 자녀를 둔 주부고객이 많은 점을 반영해 유아동복 브랜드 29개를 1층에 전면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이랜드는 이번 수원터미널점을 위해 1년 동안 수원지역 상권을 연구하는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경쟁사와 차별화에 각별한 정성을 들였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롯데와 AK플라자에 비해 작은 규모지만 지역에서 선호하는 핵심 브랜드만 모아 입점시켰다"며 "외식과 쇼핑을 한번에 해결하는 원스톱 쇼핑몰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로써 수원 시내에는 수원 NC터미널점을 포함해 AK플라자·갤러리아백화점·롯데백화점 등 총 4개의 백화점이 직경 3km 이내에 자리하게 됐다. 

    ◇수원상권활성화 속 백화점 마케팅 경쟁 본격 시동

    이들 대형 백화점이 수원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데는 이유가 있다.

    수원역은 전국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역사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힌다. 또 소비층이 두텁고 최근엔 교통망까지 확충돼 있어 유입인구는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즉 백화점업계가 선호하는 입지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수원역을 중심으로 서쪽과 동쪽에 위치한 롯데백화점과 AK플라자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경기남부 최대 규모로 지어진 롯데백화점에 맞서고자 AK플라자는 지난해 12월 증축 공사를 마쳤다. 영패션과 해외 명품을 강화하며 규모를 1.5배 키우고, 쇼핑몰 1호점인 'AK&'과 특1급의 노보텔앰배서더수원을 함께 오픈하면서 롯데백화점의 공세를 막아내고 있다.

    AK플라자 관계자는 "주차장까지 합치면 규모에선 롯데가 앞서지만 영업면적은 우리와 비슷하다"며 "새단장을 통해 고객층을 넓히고 최근엔 호텔과 관련한 프로모션도 벌이고 있어 고객수도 점차 늘고 있다"고 전했다. 

    수원역에서 동쪽으로 3km가량 떨어진 수원시청 인근에 위치한 갤러리아백화점도 대형 유통 상권이 형성될 것으로 판단해 지난해 지하 1층 식품관을 개·보수했다. 당시 서울 압구정 본점 식품관인 '고메이494' 노하우를 그대로 집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이랜드의 수원점 진출이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임형욱 롯데자산개발 팀장은 "수원 지역은 젊은 고객들이 많은 반면 그동안 규모에 비해 유통업체 수가 적었다"며 "수원역 상권이 활성화되면서 경기 남부권과 중서부권의 고객 유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랜드와의 경쟁 체제에 대해선 "수원터미널점과는 거리가 있다 보니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선 갤러리아백화점도 같은 입장을 내놨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같은 상권 안에 있지만 경쟁상대로 보지는 않고 있다"며 "우리가 내세우는 명품이미지와 아울렛 성향이 강한 이랜드와는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는 롯데와 AK플라자, 갤러리아백화점 모두가 같은 역세권에 새로 입주한 NC터미널점의 영향을 받는 것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NC터미널점이 상대적으로 입지가 약할지라도 이를 의식한 백화점들 간의 마케팅 경쟁은 본격 심화될 것"이라며 "특히 거리 차이는 있어도 백화점 성격이 비슷한 AK플라자는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