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께 취임식 후 정책구상 발표 예정

  •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함에 따라 금융개혁과 가계부채 문제가 향후 핵심 금융정책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임종룡 후보자가 그간 인사청문회 서면답변과 발언을 통해 '자율과 경쟁으로의 전환'에 초점을 맞춘 금융개혁에 대한 의지를 수 차례 밝혔으며 가계부채에 대해서도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 관계 기관과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

     

    1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임종룡 후보자는 이날 통일부 장관 인사청문회가 마무리되면 임명 절차 등을 거쳐 13일께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임 후보자가 금융당국에 거는 대통령의 뜻과 기대, 각계의 목소리를 충분히 알고 있다"며 "금융개혁과 가계부채를 핵심으로 정책의 얼개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종룡 후보자는 가계부채에 대해 아직 시스템 위기를 초래할 정도는 아니나 가계부채 대책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중요한 과제라는 생각이다.

     

    대출총량을 줄이거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에 손을 대는 충격요법이 아니라 대출 구조개선과 심사관행 개선을 통해 건전성을 높이는 '미세조정'에 무게가 실려있다.

     

    침체한 경기를 살려야 한다는 거시 정책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가계부채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유관 기관과 미시적이고 부분적인 관리를 강화하는 쪽으로 정책의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뤘던 토지 및 상가 등 비주택 담보대출, 제2금융권 대출이 우선적인 타깃이다. 금융사의 대출관행이 무분별하게 이뤄지지 않도록 대출자의 소득과 자산을 기반으로 한 상환 능력 심사 강화 등 조치도 뒤따를 전망이다.

     

    현재 170%인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을 150%까지 낮추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밝혔고 금융권의 금리인하 유도,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생 고리대출 등의 문제 해소를 위해 '햇살론' 등 서민금융 지원책에 대한 수술과 관행 개선 약속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임종룡 후보자가 주도할 금융개혁은 보수적인 금융권의 관행 개선, 금융감독 쇄신, 기술금융 발전, 핀테크 육성, 자본시장 활성화, 금융규제의 틀 전환 등에 맞춰진다.

     

    그는 청문회에서 획일적인 감독당국의 부실채권비율 조정, 민원발생 실적이 저조한 금융사에 대한 '빨간 딱지' 부착 등 영업활동 간섭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금융규제는 강화할 부분과 풀어야할 부분의 구분 작업을 우선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10일 인사청문회에서 "영업활동을 간섭하는 규제는 개선하고 금융소비자보호 및 금융시장 질서에 관한 규제는 강화하겠다"며 "특히 명시적이지 않은 규제를 줄여나가겠다"고 답변했다.

     

    전임자인 신제윤 현 금융위원장이 추진한 핀테크 산업 활성화, 기술금융, 우리은행 민영화 등 금융산업구조개편 정책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다만 금융권에서 불만이 나오는 기술금융 등에 대해 시행과정에 불거지는 문제점을 점검하는 방향으로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