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혜택 강조 홍보 열 올리지만.... "소멸 포인트 이용 촉진 노력 없어 아쉬워""고객 포인트로 배불리지 말고, 소멸전 통신요금 자동결제 등 실질 혜택 늘려야"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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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사들이 앞으로는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는 것처럼 내세우고 있지만, 뒤로는 혜택을 줄이는 쪽으로 일부 제도를 변경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2012년 기준 SKT,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가 제공한 7910억 포인트 중 60% 수준인 4745억 포인트가 소멸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소비자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제도를 갑자기 바꾸거나 폐지했음에도 소비자들을 위한 사전 공지 등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달부터 멤버십 제도를 개편, 제휴처를 늘렸지만, 포인트 사용기한은 단축했다. 그동안 포인트 사용 유효기간을 2년으로 운영해 왔지만, 이달부터는 오는 연말까지 사용하지 않은 포인트는 자동 소멸시키는 방향으로 바꾼 것이다.

KT는 또 IPTV 서비스 올레TV의 멤버십 결제 할인 비율도 50%에서 20%로 낮췄다. 과거에는 1편당 1000원인 VOD를 올레 포인트를 이용할 경우 500원만 현금으로 부담하면 됐지만, 앞으로는 포인트로 200원, 800원은 고객이 부담해야 한다.

특히 단말기 수리비를 포인트로 100% 결제할 수 있었던 것에서 20%로, 휴대폰이나 패드 구매 시 포인트를 100% 활용할 수 있었던 기준 역시 단말할부원금의 15%까지만 혜택을 받을 수 있게 제도를 바꿨다. 액세서리 역시 구매금액의 30%까지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던 것에서 절반인 15%로 줄었다. 

이와 함께 LG유플러스는 지난해까지 4단계로 부여했던 멤버십 등급을 올해부터 6단계로 늘리고 등급 조건을 전년도 납부 금액이 아닌 전월에 사용한 요금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도록 변경했다.

얼핏 보면 고객 입장에서 더 좋은 조건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고가 요금제로 신규 가입한 고객들에게만 혜택이 늘어나게 된다. 결국 중저가 요금제로 수년간 이용해 온 이들에게는 상대적으로 혜택이 줄어든다.

이통사들은 올초 멤버십 제도 자체를 폐지하거나, 축소하는 등으로 고객 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SK텔레콤은 가족결합 고객들에게 포인트 혜택을 제공하는 T가족포인트를 출시했으나 지난 2월 폐지했다.

가족포인트로는 단말기나 액세서리를 구입하거나 AS 비용 등에 사용할 수 있었으나 4개월만에 제도가 폐지되면서 일부 고객들은 미래창조과학부와 국민 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항의에 나서기도 했다.

이와 비슷하게 LG유플러스도 지난 1월 가족결합 고객을 대상으로 가족무한사랑클럽을 운영했지만 출시하자마자 적용 조건을 변경했다. 당초 포인트로 단말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려 했으나 요금을 할인 받는 것으로 바꿨다.

이들은 대대적으로 광고까지 진행하며 고객 가입을 유도하면서 신규가입 효과를 누렸지만,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할 소비자들에게는 약관이나 제도에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제도 변경에 앞서 홈페이지 등에 공지했다고 하지만 소비자들이 이를 인지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에 사는 주부 A씨(36세)는 "KT의 멤버십 제도가 바뀐 지 보름이 지났지만 전혀 몰랐다"면서 "이용자들에게 중요한 내용임에도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는 성의없는 답변에서 소비자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는 느낌만 받았다"고 비난했다.

회사원 B씨 역시 "LG유플러스 홈페이지에 멤버십 제도 변경 공지가 올라갔던 작년 10월 30일 전후로 관련 문자는 단 한 통도 오지 않았다"며 "주요 제도에 변경이 있으면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문자 공지는 당연한 것이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고객 복지를 위해 이통사가 지급하는 포인트 혜택.

매번 일방적인 제도 변경으로 소비자 불만이 높아지고 절반 이상이 사용도 못해 보고 사라지는 상황에서, 소멸 기한이 찾아오면 통신요금을 결제하거나, 어려운 이웃에 자동으로 기부될 수 있게 하는 등의 다양한 제도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