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先見之明'… "조종실 2인 상주제 작년 8월 이미 도입"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의 추락 원인이 조종실에 홀로 남은 부기장의 고의 때문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국내 항공사들이 앞다퉈 '조종실 2인 상주제'를 도입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선견지명(先見之明)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보안 강화를 목적으로 제도를 도입 완료하고 시행해 왔기 때문이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달 27일 항공사에 조종실에 항상 2명이 상주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자체 보안규정을 개정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따라 진에어,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국내 저가항공사들은 물론 아시아나항공도 '조종실 2인 상주 규정' 도입을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이 제도 조입을 결정한 상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조종실 출입통제 강화 절차를 즉시 이행하되, 각 항공사별로 오는 10일까지 '항공사 자체보안계획'에 반영해 제도적 정비도 완료하도록 협조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저먼윙스 여객기 추락 사건에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해 8월 이미 '조종실 2인 상주 규정'을 도입해 운영중이다. 기장이나 부기장 등이 잠시라도 자리를 비우게 될 경우, 항공기 내 승무원 등이 자리를 지킴으로써 조종실 내 최소 2인 이상 상주토록 한 것.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규정의 경우 각 나라 그리고 공항마다 다르게 운영이 된다"면서 "선진 항공사들이 조종실 내  2인 이상 상주제도를 운영하는 것을 보고 보안 강화를 위해 이 제도를 즉시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측은 향후 항공기 보안 및 안전 강화를 위해 필요한 규정이 있으면, 지속적으로 검토해 적극 도입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한항공은 조종사 관리를 위해 사내에 임상심리전문가가 상주하는 심리상담실을 운영 중이다. 또 조종사의 알코올 및 마약류 등 비행금지 약물 복용 여부를 무작위로 점검하는 등 조종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현재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조종사에 대한 항공신체검사는 항공법과 국제기준에 따라 매 1년마다(50세 이상은 6개월) 지정된 의료기관에서 14개 신체항목에 대해 본인이 작성한 문진표와 검사결과를 토대로 항공전문의사가 정상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이 시스템에 따라 정신 이상, 자살 시도, 우울증 등 정신병력에 대해서는 조종사 본인이 작성한 문진표를 바탕으로 항공전문의사가 정상여부를 판단하고 이상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정신과 전문의의 정밀진단을 받도록 하고 있다.

한편, 대한항공 이외에도 저먼윙스 추락 사고에 앞서 조종실 2인 상주 규정을 도입한 곳은 애경그룹의 저가항공사인 제주항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