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 사장 "차별화 기술로 세계 일류기업 도약 할것""정부의 기업 지원, 일시적 매출 등하락에 연연말고 장기적으로 해야"
  • [수출 한류 역군 '월드클래스 300'] 외형은 작다. 하지만 열정과 포부만은 LG, SK, 삼성, 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바로 '월드클래스(WC) 300' 기업들이다. 'WC 300'은 2017년까지 300개의 글로벌 기업을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정부가 우수 중소·중견기업을 선정해 지원하는 사업이다. 'WC 300'에 선정된 기업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글로벌 1등 기술력'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의 미래가 밝은 이유다.<편집자주>
     

  • ▲ 비아트론 직원들이 열처리 장비를 만들고 있다.
    ▲ 비아트론 직원들이 열처리 장비를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Apple), 화웨이(Huawei), ZTE, 레노보(Lenovo). 이젠 우리의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스마트폰과 TV, 컴퓨터 등을 제조하는 세계적인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들이 만든 제품들을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중국 등 전 세계 대다수의 국민들이 거의 하루 종일 만지고 쳐다본다. 생활필수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들 제품의 화면을 볼 수가 없다면 과연 누가 사용할까. 아무도 쓰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그만큼 입력된 자료를 볼 수 있도록 화면으로 나타내는 '디스플레이 장치'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여기에 최근에는 선명한 화면에 낮은 소비전력, 넓은 화면 등 소비자들의 기대도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비아트론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13년 5월 'WC 300'에 선정된 비아트론은 디스플레이를 제조하는 데 반드시 거치는 열처리 과정에 필요한 장비를 만드는 업체다.

     

    국내에선 유일하게 배치(Batch)형과 인라인(Inline)형 열처리 장비를 동시에 공급하고 있다. 게다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 받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열처리 장비 분야에선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국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뿐 아니라 미국 디픽스(dpiX), 중국 비오이(BOE)·티엔마(Tianma)·센추리(Century)디스플레이·센젠 차이나스타 오토일렉트로닉스 테크놀로지(CSOT)‧트룰리(Truly), 대만 에이유오(AUO)·기미전자(Chimei Innolux)·비전옥스(Visionox) 비아트론 등 세계 유수의 패널 업체들이 비아트론에서 만드는 열처리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비아토론의 열처리 장비를 거친 디스플레이는 현재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와 갤럭시노트 시리즈 등 스마트폰과 웨어러블(wearable·착용 가능한) 스마트 기기인 갤럭시 기어 시리즈, 초고화질(UHD) 아몰레드(AMOLED,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TV 등에 사용되고 있다. LG전자는 G Pro 1·2, G2·3, G Flex2, G워치 R, UHD AMOLED TV 등에 비아트론의 열처리 장비를 거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다.

     

  • ▲ 비아트론의 열처리 장비를 통해 생산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살펴보고 있다.
    ▲ 비아트론의 열처리 장비를 통해 생산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살펴보고 있다.

     

    미국의 애플은 아이폰 시리즈와 아이워치, 일체형 데스크톱 컴퓨터인 아이맥에 사용하고 있으며 중국의 화웨이, ZTE, 레노보 등도 비아트론의 열처리 장비를 거친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휴대전화와 컴퓨터 모니터를 생산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 최고로 손꼽히는 기업들이 비아트론의 장비를 통해 자사의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 덕분에 비아트론의 실적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9년 63억원 규모에 그쳤던 매출액은 지난해 350억원으로 5년사이에 5배 넘게 급증했다. 올해는 전년보다 2배가 많은 7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차세대 성장동력인 웨어러블 시장을 견인할 플렉시블(flexible·휘어지는) 디스플레이와 에너지분야의 열처리 장비를 진일보시키기 위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김형준 비아트론 사장 5問 5答

    "올해 목표는 작년 매출의 2배인 700억원…차세대 기술 개발로 꾸준한 성장 이뤄겠다"

  • ▲ 비아트론의 열처리 장비를 통해 생산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살펴보고 있다.

     

    Q1. 비아트론은?
    A) 2001년 12월 설립됐다. 창립 이래 10년 정도를 가산디지털 단지 등에서 임대로 있다 2013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수원산업 3단지에 사옥을 지어 입주했다.

     

    비아트론은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 받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정에 쓰이는 열처리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 대기업을 비롯해 중국 BOE, Tianma와 대만 AUO, Innolux 등에 열처리장비를 공급한다.

     

    현재는 정부의 'WC300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기존 사업을 확고히 하는 동시에 웨어러블 기기 등에 사용될 차세대 디스플레이 장치의 열처리 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Q2. 가장 어려웠던 시기와 극복 비결은?
    A) 회사를 설립한 이후부터 약 7년 정도가 가장 힘들었다. 매출이 나지 않아서다. 자체 보유한 기술은 시장에서 검정된 것이 아니었고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시장 규모도 생각처럼 빠르게 성장하지 않았다.

     

    매출이 거의 없다보니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두지나 않을까하는 염려가 많았다. 점심을 먹는 데 직원이 보이지 않으면 가슴이 철렁했다.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이직을 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렇다고 어려움을 타개할 뾰족한 수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당시엔 쓸데는 쓰지만 효율적으로 자금을 활용하기 위해 애썼다. 대부분의 벤처들이 그렇듯 국책과제 등을 수행하고 투자금을 받아 힘겹게 버텼다. 그러는 중에도 한 가지 확신은 있었다. '이 기술은 반드시 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버틴 결과 오늘에 올 수 있었다. 

     

    Q3. 비아트론만의 강점은?
    A) 국내에선 유일하게 배치(Batch)형과 인라인(Inline)형 열처리장비를 동시에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배치형은 유리기판을 층층이 쌓아 400도 이하 저온에서 장시간 열처리하는 데 쓰인다. 대다수 열처리장비 생산업체들이 생산하고 있다.

     

    비아트론은 여기에 열처리 챔버(Chamber)를 일렬로 나열해 600도 이상 고온에서 고속으로 공정을 할 수 있는 인라인형을 보유하고 있다. 열처리 장비 중 인라인 기술을 보유한 회사는 비아트론이 유일하다.

     

    그 결과 현재 국내에선 거의 100%가 자사 제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도 시장 점유율이 70% 이상이다. 또 비아트론은 연구개발(R&D)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직원의 40% 이상이 연구원이고 매년 매출의 5%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박막 태양전지용 열처리 장비, 고내열성‧고해상도의 기능성 유리기판용 열처리 장비 등 제품의 포토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4. 정부 등에 바라는 점은?
    A) 매출이 아니라 기업들의 잠재력을 봐 줬으면 한다. 매출은 오를 때도 있고 내릴 때도 있다. 업앤다운(Up&Down)이 심하다. 그런만큼 기업들을 곧바로 평가해서는 안된다. 이것은 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 기업의 성장가능성을 보고 장기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그래야만 작은 기업들은 성과를 낼 수 있다. 

     

    Q5. 비전과 목표는?
    A) 단기적인 목표는 올해 매출을 지난해(350억원)보다 2배 이상 끌어 올리는 것이다, 현재 추세라면 매출 700억원은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또 에너지 분야와 웨어러블(wearable·착용 가능한) 기기 등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의 차세대 열처리장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3가지가 중요하다. '차별화된 기술을 보유한 작지만 강한 기업', '끊임없이 개혁‧혁신해 새로운 환경에 빨리 적응하는 기업', '작은 결실도 직원‧투자자와 나누는 기업'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이 비아트론의 비전이자 목표다. 이런 회사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


     

  • ▲ 비아트론의 열처리 장비를 통해 생산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살펴보고 있다.

    김형준 비아트론 대표는?

    1957년생으로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 미국으로 건너가 퍼듀대(Purdue Univ.)에서 금속공학 석사를, MIT에서 전자재료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8년 미국 IBM의 T.J Watson(T.J 왓슨) 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해 근무하다 이듬해인 1989년 LG반도체연구소로 자리를 옮겨 책임연구원을 역임했다.

     

    이후 1991년부터는 홍익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로 자리를 옮겨 후학 양성과 연구에 힘을 쏟았다. 그러던 중 레이저를 이용하지 않고 결정화하는 비레이저(Non-Laser) 기술을 개발하면서 2001년 12월 비아트론을 설립해 상용화에 나섰다.

     

    당시 김 대표가 대학 연구실에서 거둔 성과는 국내외에서 인정받으며 창업도 하기 전에 미국 뉴턴캐피탈과 삼성벤처투자로부터 회사 설립 자금 30억원을 조달받을 정도로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