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석 의원 "실무절차 없이 다저스 임원 만나"국회 기재위, 오늘 감사원 감사 청구 의결
  • ▲ LA 다저스 홈구장ⓒ연합뉴스
    ▲ LA 다저스 홈구장ⓒ연합뉴스


     한국투자공사(KIC) 안홍철 사장이 거액을 들여 미국 프로야구단 LA다저스에 대한 지분 투자를 추진하면서 각종 법규를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관련,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1일 KIC에 대한 감사원 감사 청구를 의결할 예정이다.

21일 국회 기재위 소속 정의당 박원석 의원에 따르면, KIC 안홍철 사장은 지난 1월12일 중순 미국 LA의 다저스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서 구단주인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임원진 및 다저스 관계자들과 만났다.

다저스 투자 건에 대한 KIC의 첫 공식 절차인 투자실무위원회 예비심사는 안 사장의 LA 방문 한 달 뒤인 올 2월 초에야 처음 개최됐다.

그러나 규정상 예비심사 전 상황에서 KIC 사장은 전면에 나설 수 없다. 사장은 마지막 '투자위원회' 단계에서야 최종 투자 여부 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

박원석 의원은 "안홍철 사장은 투자에 대한 정식 절차가 시작되기도 전에 담당 직원도 동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 대상과 접촉했다"며 "이는 명백한 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박원석 의원은 이런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안홍철 사장의 해외 출장 세부 내역을 요청했지만 KIC는 LA 출장 사실을 빼놓고 자료를 제출했다가, 박원석 의원의 추궁이 이어지자 한 달이 지나서야 결국 사실 관계를 인정했다.

또 KIC의 다저스 투자를 둘러싼 문제 제기가 잇따른 뒤인 지난 6일 안홍철 사장이 한 매체와 가진 인터뷰가 문제로 지적됐다.

안홍철 사장은 당시 "지분을 누적 우선주 형태로 확보해 수익을 보장받겠다"며 투자검토가 진행 중인 사실을 외부에 인정하고 계약방향까지 제시했다.

이에 대해 박원석 의원은 "구겐하임과 KIC가 맺은 비밀유지계약(NDA)을 어기는 행위"라며 "구겐하임이 이를 빌미로 민사소송을 걸어오면 패소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최근 "다저스 투자시 4000억원 이상의 원금과 보장수익을 수년간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며 "매매가 어려운 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외환위기 대응 능력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기재위는 21일 전체 회의를 열어 KIC에 대한 감사원 감사 청구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다.
 
기재위는 다저스 투자 건을 비롯, KIC의 각종 대체투자사업의 수익성과 리스크가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고, 안홍철 사장이 내부 투자심의 과정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거나 해외 출장시 초호화급 호텔에 머물며 비용을 낭비했다는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위는 안홍철 사장이 지난 2012년 박근혜 대통령 대선 캠프에 있을 당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방한 사실이 드러나자 야당이 의사일정 진행에 응하지 않아 1년여 간 공전돼 왔고,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 대표는 20일 "이 문제를 책임 지고 해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