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출범 후 원전 수출은 산업부·정책은 기후부 이원화산업부 "신규원전 수주와 해외 공급망 진입 전방위 지원"기후부, 재생에너지 대전환 정책만 부각하며 원전은 빼놔에너지 업계 "기후장관, 탈원전에 아직도 미련 남았나" 우려
  •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왼쪽)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뉴시스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왼쪽)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뉴시스
    이재명 정부의 원정 정책이 주관 부처마다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원전 수출을 총괄하는 산업통상부는 지원을 강화하면서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반면, 원전 정책을 총괄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재생에너지만 부각하며 원전은 홀대하는 모습이다.

    29일 산업부는 경남 창원 컨벤션 센터(CECO)에서 '원전 중소·중견기업 수출 첫걸음 사업(이하, 첫걸음 사업)' 3기 발대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 김명주 경남도 경제부지사와 원전수출산업협회, 한국수력원자력,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무역보험공사 등 관계기관이 참석했다. 

    산업부는 그동안 대·중소 원전기업 동반진출 지원과 원전 중소·중견기업독자수출 역량 강화를 통해 원전 기자재 수출 확대를 지원해 왔다. 특히, 원전설비 중소·중견기업의 첫 번째 수출을 지원하는 '첫걸음 사업'을 통해 수출 초보기업 37개사(2024년 13개사, 2025년 24개사)를 선정하고, 컨설팅부터 금융·인증·마케팅까지 수출 전주기를 지원했다.

    그 결과 작년 말까지 기업별 평균 8200만원을 지원하고, 현재까지 참여기업 중 7개 사가 410억원 규모의 독자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했다. 

    최근에는 AI(인공지능) 산업의 성장과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로 글로벌 원전 공급망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원전 수출 지원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산업부는 우선 원전 수출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신규시장 특성별 맞춤 지원을 중심으로 한 지원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올해부터 '첫걸음 사업'에서 '투 트랙(Two-Track) 지원 방식'을 도입해 기업 간 수출 역량 차이와 기업의 지원 수요를 고려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강감찬 실장은 이날 원전 기업과 간담회에서 "글로벌 원전 확대 흐름 속에서 우리 기업이 새로운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정부는 이러한 흐름을 기회로 전환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대응을 통해 국내기업의 신규원전 수주와 해외 공급망 진입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 역시 원전 현안 해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장관은 최근 이원화 돼 있는 한국전력과 한수원의 원전 수출 업무를 효율적으로 재정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원전 수출 창구는 한전으로 단일화해 국가적인 협상력을 결집하되 실제 계약 시에는 양사가 공동 주계약자로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사업에서 추가 공사비 정산을 두고 벌인 '집안 싸움'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반면, 원전 정책을 총괄하는 기후부의 에너지 정책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집중돼 있다. 원전 관련 정책이나 행사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지난 6일 중동 전쟁을 계기로 국가 에너지 공급 체계를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는 '에너지 대전환'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기존 화석연료 의존도는 낮추고, 재생에너지는 2030년까지 100기가와트(GW) 보급 목표를 조기 달성해 발전 비중을 2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김 장관은 "국민주권정부 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을 신속히 추진해 우리나라를 중동전쟁 등 대외적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당시 가장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인 원자력 발전에 대한 내용은 발표에서 빠져 반쪽짜리 대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발표 내용도 대부분 지난해부터 이미 여러차례 발표된 내용의 재탕 수준이었다.

    김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확정된 신규 대형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전(SMR) 1기의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려다가 여론조사 결과 반대 여론이 훨씬 높게 나오자 이를 철회했다. 

    최근 만난 에너지 분야 공기업 관계자들은 "간헐적인 재생에너지와 경직성을 갖는 원전은 함께 가야 하는데, 김 장관이 아직도 탈원전에 미련이 남은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김 장관이 향후 탈원전을 다시 추진할 경우 '현실의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