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간 女노숙인 치료…이웅열 회장 "더불어 사는 사회 만들어 가도록 노력"
  • ▲ 우정선행상 시상식에서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뒷줄 왼쪽 세번째)과 심사위원들이 수상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코오롱
    ▲ 우정선행상 시상식에서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뒷줄 왼쪽 세번째)과 심사위원들이 수상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코오롱

     


    코오롱그룹 오운(五雲)문화재단(이사장 이웅열)은 22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제15회 우정선행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시상식에는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과 심사위원, 지난해 수상자들이 함께해 올해 수상자들의 선행을 격려했다.

     

    올해 대상에는 서울에 거주하는 산부인과 의사 임선영(58)씨가 선정됐다. 임선영씨는 1986년 산부인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여성노숙인 요양시설 등을 대상으로 진료봉사를 해오고 있다.

     

    임씨가 처음 봉사치료를 시작한 '서울시립영보자애원'은 1986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1985년 서울시에서 만든 여성노숙인시설로 임씨는 설립 이듬해부터 매월 둘째 주 일요일에 여성 노숙인들이 꺼려하는 산부인과 진료를 28년간 지속적으로 해 왔다.

     

    섬김의 마음으로 여성 노숙인의 가장 어두운 환부를 치료하는 것은 물론 한국여성의집, 서울시청소년쉼터 등의 기관을 통해 방문하는 성매매․ 성폭력 피해 여성들이 언제든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진료후원을 받을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다.

     

    오운문화재단 관계자는 "28년을 한결같이 여성 노숙인들과 성매매, 성폭력 피해여성들의 산부인과 진료를 통해 그들의 가장 아픈 상처를 보듬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임씨를 올해 우정선행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본상에는 외국인노동자들을 비롯 20여곳의 쉼터와 복지관에 사랑의 비빔밥을 대접하는 등 14년간 거의 매일 음식 나눔으로 소외받은 이웃들을 챙기고 있는 임영길(69)씨와 29년간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통역과 상담, 건청인(비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수화교육 등으로 청각장애인과 건청인 사이의 상호 교류와 정서적 교감의 거리를 좁히는 데 힘쓴 청각장애인의 대모, 박정자(74)씨에게 돌아갔다.

     

    장려상 수상자로는 15년간 장애인, 어르신, 시설아동들에게 짜장면 나눔 봉사를 해온 서동원(46)씨와 홀트아동복지회에서 갈 곳 없는 아이들이 새 가족을 찾을 때까지 20년간 58명 아이들의 위탁모가 돼준 이순임(58)씨가 선정됐다.

     

    올해 특별상에는 제6회 본상을 수상한 '사랑봉사회'가 선정됐다. '사랑봉사회'는 1992년부터 서울 길음종합사회복지관에서 매일 무료급식, 독거노인을 위한 도시락․반찬 만들기 및 배달 등의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는 단체로 수상 당시 40여명이던 회원이 120명으로 늘었다. 또 이·미용봉사도 추가해 보다 활발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특별상은 수상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선행으로 모범이 되는 역대 우정선행상 수상자에게 수여하고 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수상자를 비롯해 곳곳에서 선행을 이어가고 있는 분들께 경의를 표한다"고 밝히며 "선행을 모래가 아닌 바위에 새기고 싶다’고 하셨던 선친의 뜻을 이어받아 앞으로도 선행의 가치와 소중함을 더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우정선행상은  '살맛나는 세상' 캠페인으로 찾아낸 사회의 선행·미담사례를 보다 널리 알리고 격려하고자 고(故)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호인 '우정'을 따 2001년 제정한 상이다. 매년 우수 사례를 선정해 대상, 본상, 장려상, 특별상 등을 시상하고 있다. 총상금은 9500만원이다.

     

    심사위원으로는 현재 강영훈 전 국무총리, 김재순 전 국회의장, 정의숙 전 이화학당 이사장, 김학준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손봉호 나눔국민운동본부 대표, 손숙 마포문화재단 이사장 등 6명이 활동하고 있다. 올해는 코오롱의 '살맛나는 세상' 캠페인과 신문사, 방송국 등 언론기관과 일반 시민 등을 통해 추천·접수된 75건의 선행·미담 사례를 심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