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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통계가 나왔다. 경기부진의 여파로 지난해 혼인 건수와 혼인율이 모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4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2014년 혼인건수는 30만5500건으로 전년대비 1만7300건이 줄었다. 2003년 30만2503건 이후 11년만에 최저치다.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를 나타내는 조혼인율도 6건으로 1970년 통계생산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통계청은 혼인적령기 인구가 준데다 외국인과의 결혼 감소와 결혼에 대한 의식변화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우선 남성 30~34세, 여성 25~29세의 적령기 혼인건수가 급격하게 줄었다. 이 연령대의 혼인건수는 전년대비 각각 6.6%, 10.3% 감소했다. 평균초혼연령이 남자 32.4세, 여자 29.8세로 높아진 것도 여기에 기인한다. 초혼연령은 10년 전보다 남성 1.9세, 여성 2.3세 상승했다.
외국인과의 혼인은 2만3300건으로 1년새 10.2%인 2600건이 감소했다. 특히 한국 남성이 외국 여성과 결혼하는 건수가 1만6200건으로 11.8% 줄었다.국제결혼 중개업 기준이 강화되고 결혼비자 발급 심사가 강화된 탓이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으로 1980년대 중반부터 2000년 초반까지 남자의 성비가 상당히 높은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외국여성과 결혼하는 추세는 다시 늘 수밖에 없다. 한국 남성들이 배우자로 한국 여성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질 전망이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결혼 적령기인 20~30대가 혼인을 늦추는 것도 만혼현상의 원인이 되고 있다.
취업도 결혼도 자녀도 미래도 포기하는 삼포 사포 세대가 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혼건수는 11만5500건으로 전년에 비해 200건(0.2%) 증가했다. 60대 이후 황혼이혼이 증가했다. 평균 이혼연령은 남자가 46.5세, 여자 42.8세로 1990년 보다 10세 정도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