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개인예탁금 3억→1억으로…자본시장 활성화 총력업계 "유동성 강화로 시장 활성화·공정경쟁 기대"
  • 벤처·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의 문턱이 낮아진다.

     

    3억원인 투자자 예탁금을 낮춰야 시장이 활성화 된다는 지속적인 업계의 요구를 금융당국이 시장 출범 22개월 만에 받아들인 것.

     

    이에 따라 출범 이후 거래침체로 부진의 늪에 빠졌던 코넥스시장이 부활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 달부터 코넥스에 투자하려는 개인은 1억원의 예탁금만 유지하면 된다. 기존에는 코넥스 상장사에 투자하려면 3억원 이상을 증권사에 맡겨야 투자할 수 있었다면 앞으로는 1억원만 맡기면 된다.

     

    소액 투자자가 큰 부담 없이 투자할 수 있도록 코스피200 선물·옵션 거래 단위의 20% 수준인 미니상품도 올해 7월 나온다. 또 모든 비상장 주식의 거래 장터 구실을 하는 호가·체결내역 게시판(K-OTCBB)도 이달 중 개설된다.

     

    전일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의 코넥스·파생상품·장외주식거래 시장의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방안에 따르면,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해 현재 3억원인 투자자 예탁금 규모가 5월 중 규정 개정을 거쳐 1억원으로 낮아진다. 예탁금 제한 없이 투자할 수 있는 소액투자전용계좌(연간 3000만원 한도)는 증권사의 시스템 개발이 끝나는 대로 도입된다.

     

    지난 2013년 7월 개장한 코넥스시장은 그동안 장내 거래에서 투자금이 회수되는 시장의 기능을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거래 부진이 지속돼 기업들의 상장유인과 투자유인을 모두 떨어뜨리고, 시장 활성화에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에 업계는 현행 3억원의 투자자 예탁금 규제를 조속히 낮춰야 한다는 의견을 내왔지만, 금융당국은 "투자자와 시장의 안전이 우선이기 때문에 여건을 보면서 검토하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반면 코넥스시장이 출범 당시 예상에 비해 성장세가 더디고,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 역시 코넥스보다는 코스닥으로 직상장을 선호하고, 증권사들 역시 상대적으로 돈이 안 되는 코넥스 보다는 코스닥을 염두에 두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이번 기회에 문턱을 낮추게 됐다.

     

    또 저금리 시대를 맞아 초과 수익을 얻고자 하는 투자 수요 등을 감안할 때 투자자가 자기책임 하에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코넥스 시장개편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업계는 이번 조치로 개인투자자의 시장 참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 요구됐던 사항을 금융위가 많이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업계 자율성을 인정하고 규제 강도를 합리적으로 낮췄다"며 "코넥스시장 예탁금을 1억원 수준으로 낮추는 것도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부담될 수 있는데, 시장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중소 벤처기업 지원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한 연구원은 "초저금리시대를 맞아 다양한 금융투자 상품이 나와야 하는 시점"이라며 "제도적인 판이 만들어진 만큼, 금융투자회사 입장에서는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 활성화를 위해 공모 활성화와 공정가격 문제는 앞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식 분산 비율이 낮고, 상장가격이 공정 가격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코넥스 시장의 문제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라며 "공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시장에 상장하기 때문에 주식의 분산비율이 낮다는 문제점을 보완해 시장의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