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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다음 달부터 벤처·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에 투자하려는 개인의 예탁금 규제가 3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아진다.
또 예탁금 1억 미만 투자자도 연 30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코넥스 소액투자전용계좌가 도입된다.
올해 7월엔 코스피200 선물·옵션 거래 단위의 20% 수준인 미니 상품이 출시돼 소액 투자자가 큰 부담 없이 투자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모든 비상장 주식의 거래 장터 구실을 하는 호가·체결내역 게시판(K-OTCBB)도 이달 중 개설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의 코넥스·파생상품·장외주식거래 시장 활성화 방안을 23일 발표했다.
코넥스시장은 코스닥시장 상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2013년 7월 1일 개장한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이다. 코스피, 코스닥에 이은 제3의 주식시장으로 불린다.
코넥스시장은 그간 꾸준히 성장해 왔지만, 거래가 부진해 장내 거래에서 투자금이 회수되는 시장의 기능을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 탓에 코넥스 상장유인과 투자유인을 모두 떨어뜨리고, 시장 활성화에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해 현재 3억원인 투자자 예탁금 규모를 5월 중 규정 개정을 거쳐 1억원으로 낮춘다. 예탁금 제한 없이 투자할 수 있는 소액투자전용계좌(연간 3000만원 한도)는 증권사의 시스템 개발이 끝나는 대로 도입된다.
증권사를 통한 간접투자방식인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의 기본 예탁금은 폐지된다. 현행 랩어카운트 기본예탁금은 1억원이다.
하이일드 펀드가 코스닥 공모주를 우선 배정받으려면 비우량 회사채나 코넥스 주식을 30% 이상 편입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코넥스 주식을 2% 이상만 편입하면 된다.
자기자본과 매출액 등 코넥스 상장을 위한 형식적 외형 요건이 폐지되고 코넥스 상장 예비기업 발굴과 사후 관리 등을 담당하는 지정자문인(증권사)은 현행 16개사에서 51개사로 늘어난다.
특히 창업 초기기업이 지정자문인 없이 상장할 수 있는 특례 제도도 도입된다.특례 상장을 하려면 거래소가 지정하는 기관투자가가 20% 이상의 지분을 1년 이상 보유하거나 기술신용평가기관에서 일정 수준 이상 기술등급을 부여해야 한다. 또 기관투자자가 특례 상장과 지분매각 제한에 동의해야 한다.
파생상품시장 활성화를 위한 신상품도 올해 3분기에 순차적으로 등장한다.
코스피200선물·옵션 대비 거래단위가 5분의 1 수준인 코스피200미니선물·옵션 상품의 상장이 허용된다.
코스닥 개별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물상품도 나온다. 유동성이 높고 주식이 고루 분산된 경우 등 일정 요건을 갖춘 코스닥 우량종목 선물이 대상이다.
배당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배당지수 선물과 무역결제, 대 중국 투자 등의 위험관리를 위한 위안화 선물 상품도 상장된다.
금융위는 시장 활성화 정책과 함께 자기 책임 투자가 가능한 여건을 만드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증권사는 소액전용투자계좌 개설 시 코넥스시장 제도 및 투자 위험에 대해 충분히 알려야 하고, 개인의 투자성향이 고위험 선호 투자자가 아니라면 계좌 개설이 제한된다.
또 투자자들의 투자판단에 도움이 되도록 거래소와 증권사의 정보제공 기능을 확대하는 한편, 3년 이내에 지정자문인을 선정하지 못한 기업은 상장을 폐지한다.
이와 함께 비상장 주식의 호가와 체결내용 등이 담긴 포털인 'K-OTCBB'가 27일부터 운영된다. 투자자가 증권사를 통해 주식매매를 주문하면 증권사는 K-OTCBB에 호가를 게시해 거래 상대방을 탐색한다. 거래가 체결되면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체결내용을 통보하고 K-OTCBB에 게시하는 방식이다.
장외에서 주로 거래되는 75개 종목이 대상이지만 투자자 주문 등으로 증권사가 요청하면 즉시 추가된다. 6개 증권사로 시작한 뒤 6월까지 2∼5개사가 추가로 참여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이 밖에 자본시장 5대 분야에 걸친 15개 개혁과제 로드맵을 연내 추진키로 했다.과제에는 거래소 구조개혁과 모험자본 투자 활성화, 연기금 등의 금융자산의 효율적 운용, 자본시장 거래 효율화, 투자자 신뢰, 금융투자업 경쟁력 강화 등이 담겼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금융개혁회의를 거쳐 9월까지 구체적인 개혁과제 실행방안을 발표할 것"이라며 "이해관계자와 이견 조율이 필요한 사안은 연말까지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