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박 회장 인수 의지 확고한 만큼 기회 줘야"항공산업 운영 경험 부재 등 입찰 참여 경쟁자 부정적 시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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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금호아시아나그룹
금호산업 본입찰 마감이 다가온 가운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2파전'으로 압축된 상황에서 판세가 박 회장에게로 기우는 분위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 매각 주관사인 사업은행은 이날 오후 3시 본입찰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다. 현재 적격예비후보(쇼트리스트) 명단에는 호반건설 외에도 자베즈파트너스, IBK투자증권-케이스톤컨소시엄, MBK파트너스, IMM PE 등이 있다.
그러나 실제 '금호산업 탈환 전쟁'은 금호아시아나와 호반건설의 2파전이나 다름 없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박삼구 회장의 자금 능력만 충분히 받쳐준다면 이번 전쟁은 박 회장에게 유리한 싸움이다. 우선매수권을 가진 만큼, 상대가 제시한 금액 만큼만 보유하고 있으면 쉽게 끝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금호산업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산업의 주식 57%, 약 1900만주를 사야 한다. 주가로만 따지면 약 4000억원대지만 호반건설 등 경쟁자들이 참여하면서 시장 예상가격은 1조원 수준까지 껑충 뛰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보다 낮은 수준을 제시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호반건설의 현금성 자산 규모를 고려해볼 때 김상열 회장이 의지만 있다면 1조원 마련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자금력'이 아니다.
건설업체인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여서 금호산업을 지배하면 사실상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을 가져가게 된다. 또 에어부산 지분을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 아시아나개발, 금호사옥, 아시아나IDT를 계열로 거느리고 있는 만큼,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줄줄이 대어를 낚게 되는 것이다.
김상열 회장이 금호산업에 군침을 흘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외부 자금을 동원해서까지 인수할 정도로 과감한 베팅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단순한 '자금력'으로만 금호라는 브랜드를 바라보면 안 된다는 시각이 다수인 이유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싸움은 재계에서 쉽게 예상하지 못했던 전쟁"이라며 "원주인인 박삼구 회장이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고, 인수 의지를 확실하게 밝혀온 상황에서 호반건설이 뛰어든 것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많다"고 말했다.
게다가 호반건설이 아시아나항공 등에 대한 운영 능력이 갖춰져있지 않다는 점, 금호산업의 원래 주인인 박 회장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순리라는 점 등에서 김상열 회장의 도전이 탐탁치 않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입찰에 참여한 경쟁자들의 가격을 본 후 인수 여부만 결정하면 되기 때문에 특별한 입장을 제시할 것도 없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박삼구 회장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채권단은 본입찰 마감 후 늦어도 다음달 초까지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