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고속 인수 의사 담은 공문 이날 IBK에 보내…3개월 이내 대금 납부 관건
  •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금호아시아나그룹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의 '모태'인 금호고속을 3년 만에 다시 품에 안기 위해 금호고속에 대한 조건부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

    9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이날 박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금호터미널을 통해 금호고속을 인수하겠다는 입장을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이하 IBK펀드)측에 공식 전달했다.

    단, 박 회장은 금호고속 우선매수청구권 행사와 관련 IBK펀드 측에 몇 가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IBK펀드 측은 이를 수용할지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오늘 금호고속 인수 의사를 담은 공문을 보낸 것은 맞지만, 조건을 제시한 것과 관련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하며 선을 그었다.

    앞서 IBK펀드는 지난달 17일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금호그룹에 금호고속 매각가를 제시한 바 있다. 매각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IBK측에서 50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펀드 측은 금호고속의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의 7∼8배 수준으로 매각 가격을 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금호그룹 측은 금호고속의 가격을 2000억∼3000억 수준에 불과하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IBK펀드가 지난 2012년 금호고속을 인수할 당시 3310억원에 사들였지만, 금호고속에 전가한 차입금 2000억원과 배당금을 빼면 실제 인수가격은 910억원에 불과하다는 해석이다.

    호남 지역이 기반인 금호고속은 2012년 금호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각됐으며, 이후 2년의 매각 유예 기간을 거쳐 지난해 매물로 나왔다.

    금호아시아나는 금호고속 인수를 위한 내부 검토를 막판까지 해왔으며 금액이나 납부 기한, 방법 등 세부 조건을 놓고 IBK펀드 측과 협상을 벌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삼구 회장은 인수 결정에 앞서 그룹 사장단 등이 참석한 임원 회의를 통해 금호그룹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은) 평소 금호고속 인수는 순리에 맞는 일이라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한편, 박 삼구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한 만큼 금호그룹은 앞으로 3개월 안에 인수 대금을 완납해야 한다. 금호그룹이 기한 내에 대금을 납부하지 못하면 IBK펀드는 공개경쟁을 통해 금호고속을 매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