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특화 제품 및 마케팅 펼치며 현지화 공략 강화갤럭시S6, 냉장고, SUHD TV 등 전략제품 중국명 따로 붙여 '친근함' 전달냉장고에 중국 음식 문화 담고, TV에 루쉰 소설 문구 패러디도
  • ▲ T9000CD 냉장고 핀다오지아옌(品道家宴). ⓒ삼성전자
    ▲ T9000CD 냉장고 핀다오지아옌(品道家宴). ⓒ삼성전자

     

    가이러스(盖樂世), 핀다오지아옌(品道家宴), 샹시위에무(赏晰悦目) 등 삼성이 현지화를 위해 전략 제품명을 중국어로 표기하고 나섰다. 

    3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은 현재 중국에서 '사랑받는 기업, 중국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做中国人民喜爱的企业 贡献于中国社会的企业)'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갤럭시 S6와 T9000 냉장고, SUHD TV 등 각 제품을 소개하는 수식어와 제품명을 중국어로 표기하며 시장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에서 T9000CD 냉장고는 ‘핀다오지아옌(品道家宴)’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냉장실과 냉동실, 참맛냉동실로 나뉜 T9000CD의 트리플 독립냉장 구조가 한자 ‘품(品)’과 유사하다는 것에서 착안해 중국인들이 집에서 연회를 즐기듯 식사하는 음식 문화(家宴)를 연결시켜 핀다오지아옌을 슬로건으로 사용한 것이다.

    핀다오지아옌의 뜻을 우리말로 해석하면 '상품(냉장고)으로 집에서 잔치를 열다'는 의미가 된다.

    T9000CD는 T9000 냉장고를 중국형으로 개발한 프렌치도어 타입의 4도어 냉장고로 중국 가정의 집 구조, 주방 가구와의 조화 등을 맞춘 카운터 뎁스(Counter Depth) 모델이다.

  • ▲ 삼성전자 SUHD TV 샹시위에무(赏晰悦目). ⓒ삼성전자
    ▲ 삼성전자 SUHD TV 샹시위에무(赏晰悦目).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출시한 SUHD TV에는 '샹시위에무(赏晰悦目, 선명한 화면을 보니 눈이 즐겁다)' 기능이 추가됐다. 샹시위에무는 콘텐츠 자체의 알고리즘을 분석해 영상을 더욱 선명한 화질로 감상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는 중국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루쉰의 역사소설집 ‘고사신편(故事新編’에 나온 ‘샹신위에무(赏心悦目, 아름다운 정경을 보니 눈과 마음이 즐겁다)’에서 기원했다.

    삼성전자는 샹신위에무에서 ‘마음’을 의미하는 ‘신(心)’ 대신 음이 비슷한 ‘晰(시)’를 사용해 SUHD TV의 선명함을 표현해 유명한 구절에 재치 있는 변화를 줘 제품을 보다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현지화 노력에 힘입어 2015년 SUHD TV로 '중국 상하이 가전박람회'에서 최고상인 '중국 가전 대상(China Appliance Grand Prize)'을 수상하기도 했다.

  • ▲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6 중국명 가이러스(盖乐世). ⓒ삼성전자
    ▲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6 중국명 가이러스(盖乐世).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를 출시하면서 공식 중문 표기를 '가이러스(盖乐世)'로 새롭게 정했다.

    지난 2011년에도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에 '가이스(盖世)'라는 중문 표기를 사용했지만 이후에는 영문 'Galaxy'로 표기해 왔다. 하지만 갤럭시가 중국인들에게 발음도 어렵고 의미 전달도 쉽지 않아 삼성은 발음이 비슷하고 뜻도 좋은 중문 표기를 찾아왔다. 

    이번에 새롭게 명명된 '가이러스(盖乐世)'는 '세상(世)을 행복(乐)으로 덮는다(盖)'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가이스(盖世)에 젊은층이 좋아하는 단어인 러(乐)를 넣어 선호도를 높이고 갤럭시와 발음을 비슷하게 만들었다.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플래티넘 골드 색상의 '갤럭시 S6 엣지'는 예약 판매 한 시간 만에 초도 물량 4000대가 모두 매진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 출시 당시 중국에서만 특별히 전국 순회 신제품 발표 행사를 개최했다. 베이징을 시작으로 4월 2일엔 광저우, 3일엔 상하이, 7일엔 선양, 8일엔 청두, 9일엔 우한, 10일엔 시안에서 갤럭시 S6 신제품을 선보인 것. 삼성전자가 중국 전역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건 이번이 최초였다. 

    또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최초로 생활가전 중심의 단독 체험 공간인 ‘삼성 오픈 하우스(Samsung Open House)’를 개점하기도 했다. 최근 중국 소비시장의 두드러진 성장세에 기반해 중국에 삼성 오픈 하우스 1호점을 열고 중국 내 4000여 개 가전제품 매장 중 판매 비중이 높은 상위 매장을 선정해 삼성 오픈 하우스를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13억 중국 소비자의 안방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중국의 문화와 생활상이 반영된 제품을 출시하고 현지에 맞는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는 등 중국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한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삼성전자는 세심한 배려로 중국인들에게 더 편리한 삶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은 2016년 세계 소비시장에서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등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성장세가 둔화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연 7% 내외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중국 시장은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흐름을 좌우하는 대표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나서서 중국 비즈니스에 총력을 기울일만큼 중국은 삼성전자의 핵심 시장으로 손꼽힌다. 이 부회장은 현재 아시아의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의 이사로 활동하며 중국 시장 내 삼성의 입지를 탄탄하게 굳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최대 국영기업인 CITIC그룹 창쩐밍 동사장을 만나 양 그룹간 금융분야 사업 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했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5차례 만남을 갖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올해 보아오포럼에서 "중국은 우리에게 기회가 많은 시장"이라며 "중국에 올 때마다 느끼는 건데, 중국어를 배울 걸 그랬다"고 말하는 등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삼성은 현재 중국에 주요 생산 기지를 두고 미래 성장동력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西安)에 70억 달러(한화 약 7조3000억원)를 투자한 반도체 공장을 가동 중이며 올해 말에는 시안에 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도 들어서게 된다.

    이부진 사장이 이끄는 호텔신라도 지난 2006년부터 중국 쑤저우에 비즈니스호텔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으며 현재 산시성 시안(西安)에서도 비즈니스호텔 사업 진출을 검토 중이다. 거기다 이번에 CITIC그룹과의 금융분야 협력까지 확대하면서 삼성은 중국 시장에서 전자·금융·관광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신 성장동력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