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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침체와 엔저 등으로 인한 해외 경쟁력 약화로 지난해 30대 그룹의 국내외 매출이 모두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30대 그룹 3곳 중 2곳 꼴로 해외매출이 줄어들었고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은 무려 9% 가까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30대 그룹 해외매출 비중도 63.8%에서 63.4%로 0.4%포인트 떨어졌다.
29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해외매출을 공시하는 30대 그룹 핵심 계열사 146곳의 2013~2014년 국내외 매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 해외 매출은 859조1000억원에서 837조7000억원으로 21조4000억원(2.5%) 감소했다.
국내매출도 3조9000억원(0.8%) 줄어들며 국내외 매출이 모두 뒷걸음질 치는 이중고를 겪었다.
이에 따라 30대 그룹 해외매출 비중도 지난해 63.4%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하락했다. 30대 그룹 중 해외매출을 공시하지 않거나 전년과 비교가 어려운 부영과 미래에셋을 제외한 28개 그룹 중 해외매출이 감소한 곳은 18곳(64.3%)이나 됐다.
해외매출은 수출 및 해외법인 매출, 그리고 국내 생산 제품의 해외 판매로 인한 매출 중 각 기업이 자체 기준에 따라 해외부문 매출로 공시한 수치를 이용해 집계했다.
국내 대기업 그룹이 지난해 세월호 사건 등에 따른 내수침체 극복을 위해 해외시장에 역점을 두고 있는 상황이지만 엔화 약세(엔저) 등으로 IT, 석유화학 등 수출기업들이 고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해외매출 감소액 '톱5'에는 삼성, GS, 에쓰-오일 등 IT, 석유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그룹이 이름을 올렸다.
30대 그룹 중 해외매출액이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은 삼성으로 292조9000억원에서 267조1000억원으로 25조8000억원(8.8%)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해외매출액이 20조4000억원 줄었고 삼성디스츨레이와 삼성중공업, 삼성전기 등도 1조원 이상 감소했다.
GS가 38조5000억원에서 35조3000억원으로 3조2000억원(8.3%) 줄며 감소액 2위에 올랐고 이어 에쓰-오일(감소액 1조3000억원, 6.9%), 롯데(1조2600억원, 9.4%), 두산(1조700억원, 5.9%) 등이 뒤를 이었다. 롯데도 석유화학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해외매출이 지난해 1조원 이상 감소하며 상위권에 들었다.
이외에도 CJ(8000억원, 17.9%), 대림(7200억원, 13.9%), 한화(7000억원, 14.1%), 효성(6800억원, 10%), 영풍(6200억원, 17.6%) 등도 지난해 해외매출액이 5000억원 이상 줄었다.
반면 포스코는 해외매출액이 52조8000억원에서 61조3000억원으로 8조5000억원(16.1%) 증가했고 SK(4조원 5.2%), 현대자동차(2조1000억원, 1.8%), 대우조선해양(1조500억원, 7.6%)도 증가폭이 1조원 이상으로 컸다.
지난해 해외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대우조선해양으로 15조2000억원의 매출 중 98.2%를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삼성이 86.4%로 2위였고 한진(75.2%), 현대중공업(73.8%), 효성(70.2%) 등이 70% 이상을 기록했다. 이를 5개 그룹 중 지난해 대우조선을 제외한 4곳의 해외매출이 모두 감소했다.
이에 반해 신세계는 해외매출 비중이 0.01%로 미미했고, KT(1.4%)와 현대백화점(2.6%)도 한 자리 수 비중에 그쳤다. KCC(15.9%)와 롯데(18.8%)도 10%대로 낮았다.
개별 기업으로는 삼정전자의 해외매출 감소액이 20조4000억원으로 가장 컸고, GS칼텍스(4조4000억원), 삼성디스플레이(4조3000억원), 에쓰-오일(1조3000억원), 두산중공업(1조2000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대로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포스코(4조7000억원)와 대우인터내셔널(3조9000억원)은 나란히 3조원 이상 증가하며 1, 2위를 차지했고 SK하이닉스(2조9000억원)와 SK이노베이션(2조1000억원), 현대건설(1조3000억원), 대우조선해양(1조500억원)도 1조원 이상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