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내부 공기 정화 '배기닥트' 진입하다 불상사.. M14 건설 중단
  • ▲ ⓒ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공장에서 발생한 질소 누출 사고의 원인은 배기닥트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경기도와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23분께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SK하이닉스 내 M14(반도체 생산라인) 신축 공장 10층에서 배기닥트 내부를 점검하던 강모(54)씨 등 3명이 질식해 쓰러졌다.

    이들은 사고 직후 소방헬기와 구급차를 나눠 타고 주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를 받던 도중 3명 모두 숨졌다. 함께 작업을 하던 나머지 4명은 경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장 내부 공기를 밖으로 빼내는 배기닥트의 내구성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불상사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배기닥트 크기는 가로 세로가 각각 1.5m, 높이 2~2.5m 규모다. 사람이 들어가 간단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통로 역할을 하는 점검구가 가운데 설치돼 있다.

    사망한 강씨 일행은 이 점검구를 통해 배기닥트 내부를 살피다 변을 당한 것으로 관계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배기닥트는 질소를 포함한 공장 내 유해가스를 빨아드리는 기기다. 저장공간이 가득 차면 액화천연가스(LNG)를 분사해 유해가스와 함께 불태워 외부로 날려 보내는 방식이다.

    SK하이닉스는 하루 전날인 29일 이 기기를 시험 가동시켰다. 강씨 일행은 시험 가동 후 배기닥트에 이상이 없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기기 내부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 당국은 현재 회사 내부규정에 따라 강씨 일행이 기기 안으로 진입하기 전 산도농도를 측정하는 '포더블' 기구를 제대로 사용했지 등 다양한 경우의 수를 두고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SK하이닉스 당초 올 상반기 중 완공 예정이었던 M14 공장 건설을 전면 중단키로 했다. 사고 원인과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경찰과 소방당국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게 회사의 공식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사고 원인을 밝히고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