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조위 90명으로 출범해 6개월 뒤 120명으로 증원…파견공무원 비율 42%유가족 반대 입장…시행령 개정·시민단체와 사회적 진상규명 활동 나설 듯
  • ▲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주재한 국무회의가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주재한 국무회의가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독립성 훼손이 우려된다며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단체 등이 폐기를 주장하는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이 6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사실상 확정됐다.


    세월호 유가족은 정부가 유가족 의견을 무시하고 시행령을 밀어붙였다며 시행령 개정은 물론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사회적 진상규명 활동에 나서겠다는 반응이다.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안'을 심의·의결했다. 시행령은 대통령 재가를 거치면 바로 시행된다.


    의결된 내용은 지난달 29일 해양수산부가 내놨던 수정안 내용과 같다. 해수부는 특조위의 수정요구 10건 중 정원확대, 공무원 비율 축소, 해수부와 국민안전처 파견자 최소화 등 7건을 수용한 수정안을 발표했다.


    수정안은 특조위 '기획조정실장'을 '행정지원실장'으로, 담당 업무를 '기획·조정'에서 '협의·조정'으로 수정했다. 행정지원실장은 해수부가 아니라 국무조정실, 행정자치부 또는 기획재정부에서 파견하도록 했다.


    진상규명 범위는 정부조사 결과의 분석과 추가적인 조사를 구분하기로 했다. 조사1과장은 정부조사 결과의 분석과 원인 규명에 관한 조사, 조사2과장은 정부조사 자료의 분석과 구조·구난 작업에 대한 조사로 업무를 각각 명확히 했다.


    특조위 정원은 우선 90명으로 출범하되 시행령 시행 6개월이 지나면 별도의 개정 절차 없이 특조위 설립준비단이 요구한 120명으로 확대되도록 수정했다.


    파견공무원 비율은 49%에서 특조위안대로 42%로 낮췄다. 조사 대상인 해수부의 파견공무원 비율은 애초 특조위안인 32%보다도 낮은 22%로 조정했다.


    실무를 담당하는 6·7급 중 공무원 비중이 컸던 6급에는 민간 인력을 기존 5명에서 13명으로 늘렸다.


    그러나 해수부는 조사1과장의 민간 배정 등 3건은 수정안에 반영하지 않았다.


    정부는 수정안대로 세월호 참사 원인 규명에 관한 조사와 특검요청 등의 업무를 보는 조사1과장을 민간이 아닌 공무원이 맡도록 했다.


    특조위가 요구한 각 소위원장의 담당 국(진상규명국·안전사회국)에 대한 지휘·감독도 배제됐다.


    정부는 안전사회 건설과 재해·재난 예방을 위한 대책 수립의 범위가 세월호 참사로 한정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특별법 취지에 따라 한정할 필요가 있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이날 확정된 시행령에 따라 특조위 조직은 1실·1국·1관·5과·3담당관으로 구성하게 됐다.


    조직의 핵심인 진상규명국 산하에는 조사1과·조사2과·조사3과가 있다. 조사1과는 세월호 참사 원인 규명, 조사2과는 세월호 참사의 구조·구난 작업과 정부대응의 적정성 조사, 조사3과는 세월호 참사 관련 언론보도의 공정성·적정성과 인터넷게시물에 의한 피해자 명예훼손 실태 조사 등을 담당한다.


    상임위원 5명과 민간인 49명, 파견 공무원 36명 등 총 90명으로 출범한다.


    특조위는 구성을 마친 날부터 1년 안에 활동을 완료해야 한다. 위원회 의결을 거쳐 한 차례 활동기간을 6개월 이내로 연장할 수 있다.


    시행령은 박근혜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공포된 뒤 곧바로 시행된다.


    한편 세월호 유가족은 오후 12시30분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확정한 시행령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


    박주민 세월호 유가족 법률대리인은 "유가족들은 정부가 유가족과 특조위의 반대 의견을 무시한 채 시행령 수정안을 밀어붙인 것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 시행령 개정에 나서는 것은 물론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사회적 진상규명 활동에 나서겠다는 뜻을 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