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BMW 탑재 배터리' 내세워 '한 우물 파기' 전략LG, '전자-화학' 협업 통한 전기모터, 계기판 등 사업영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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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대표 전기차 부품 제조사들이 같은 듯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LG전자와 LG화학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게 가져가는 쪽으로, 삼성SDI는 BMW의 첫 전기차 i3에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훈장을 내세워 배터리 시장 공략에만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공통분모는 중국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EV) 출하량은 21만2422대로 집계됐다. 하브리드카(PHEV)를 포함하면 32만대가 조금 넘는 규모다. 지역별 점유율은 북미가 37.9%로 1위, 중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가 32.2%로 2위를 차지했다. 유럽은 29.5%로 뒤를 잇고 있다.

    순위에서는 북미 지역에 밀렸지만 중국 전기차 시장은 해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7만여 대의 전기차가 팔렸는데 이는 2013년 대비 245%나 늘어난 수치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지원 정책이 한 몫 했다. 차량 구입 시 내야하는 취등록세를 깎아주는 등 중국 정부는 전기차 활성화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 때문에 LG전자와 LG화학, 삼성SDI 모두 갈수록 커지는 중국시장에 눈독을 들일 수 밖에 없다.

    삼성SDI는 지난해 8월 중국 시안에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세웠다. 올해 연간 4만대가 넘는 전기차용 배
    터리를 양산한다는 게 삼성SDI의 계획이다.

    LG화학도 지난해부터 중국 난징에 배터리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공장은 매년 전기차 10만대에 배터리 공급할 수 있는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양산은 이르면 올 연말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시장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우리 기업들의 이 같은 구애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 공략법은 판이하게 다르다.

    LG전자와 LG화학은 협업을 통해 사업영역을 넓히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I와 세계 1, 2위를 다투는 배터리 사업을 비롯해 미래 스마트카의 핵심 기술인 텔레매틱스(Telematics)와 AVN(Audio Video Navigation) 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 다각화를 노리고 있다. 전기모터와 컴프레셔, LCD 계기판 등이 대표적 예다.

    일반 차량과 달리 전기차엔 엔진 대신 모터가 들어간다. 엔진과 달리 모터에는 1~5단으로 기어를 조정하는 변속기가 아닌 감속기가 장착된다. LG전자는 최근 자체 개발한 감속기를 일반에 공개하는 등 전기차 심장으로 불리는 모터에 대한 기술력을 모두 확보했다.

    아울러 '벨트구동 시동모터·발전기'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 기기는 하이브리드카가 출발할 때 엔진 대신 돌아가 연비를 올려주는가 하면 공회전 시에는 헛도는 엔진으로부터 전기를 생산한다.

    차량 내부 LCD 계기판 역시 LG전자의 차세대 주력 제품이다. 계기판을 켜면 차량 속도와 도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고, 엔진과 주요 부품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차량의 이상 유무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밖에도 전기차 내부 설계에 변화를 줘 차체 무게를 떨어뜨리는 '경량 플랫폼' 사업도 일본과 중국을 겨냥해 한창 진행하고 있다.

    이와 달리 삼성SDI는 묵묵히 한 우물만 파고 있다. 삼성전자도 전기차 사업에 시동을 걸었지만 LG전자만큼 적극적인 상황은 아니다.

    삼성SDI의 배터리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BMW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삼성SDI 또한 BMW의 까다로운 심사기준을 통과한 배터리라는 사실을 적극 홍보하며 중국 뿐 아니라 유럽시장 진출도 꾀하고 있다.

    한편, LG전자와 LG화학, 삼성SDI는 지난 3일부터 4일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기차 올림픽 'EVS'에 참가,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앞에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