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30대 그룹 주식자산 승계율 변동내역 조사 결과 공개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자녀인 이재용·부진·서현 삼남매의 승계 작업이 1년새 절반가량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삼남매의 주식자산 가치는 3조7000억원에서 12조4000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해 삼성그룹 이 회장 일가의 주식자산 승계율은 50%에 육박했다.

    10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해부터 1년4개월여 동안 30대 그룹 중 총수 있는 26개 그룹의 주식자산 승계율 변동내역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총 34.1%에서 지난 7일 종가 기준 39.9%로 5.8%p 높아졌다.

    주식자산 승계율은 경영권을 갖고 있는 총수와 부인, 자녀 등 대주주 일가(一家)가 보유 중인 전체 주식자산 중에서 자녀들에게 이전된 주식자산 비율을 말한다. 이 조사에서 주식을 보유한 부모 세대 경영인은 127명이었고, 자녀세대는 21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주식자산 승계율이 급상승한 곳은 삼성그룹이었다. 삼성은 지난해 초 22.2%에서 지난 7일 현재 47.5%로 무려 25.3%p 껑충 뛰었다. 조사기간 동안 이 회장과 홍라희 라움미술관장의 주식가치는 13조원에서 13조6000억원으로 5.3%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이재용·부진·서현 삼남매는 기존 3조7000억원에서 12조4000억원으로 234.7% 급증했다.


  • 이같은 삼성가 삼남매의 주식가치 폭등은 지난해 삼성그룹이 사업 구조재편에 나서면서 제일모직(前 삼성에버랜드)과 삼성SDS 기업공개(IPO)해 보유 주식가치 평가액이 크게 오른 탓이다.

    실제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3.24%와 삼성SDS 지분 11.25%를 보유해 주식자산이 2조6000억원에서 7조8000억원으로 5조원 이상 늘었다. 또 제일모직과 삼성SDS 주식을 각각 7.75%, 3.90%씩 보유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사업부 사장은 주식평가액이 기존 6200억원, 4800억원에서 2조3000억원, 2조2000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반면에 삼성가 삼남매를 제외한 30대 그룹 2~4세의 주식가치는 21조원에서 20조2000억원으로 오히려 7800억원(3.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롯데그룹 지배구조 관련 핵심 주인 롯데쇼핑의 주가가 반토막난 데다가 현대차그룹이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처분한 영향이 컸다.

    한편 30대 그룹 가운데 자산승계가 완성됐거나 마무리 단계인 곳은 롯데와 KCC, 현대백화점 등이었다. 롯데는 신격호 총괄 회장 등 1세대 경영자들의 지분가치가 3200억원이었고, 신동빈 회장 등 2세가 3조5000억원으로 승계율이 91.7%였다.

    KCC와 현대백화점도 정상영, 정몽근 세대에서 정몽진, 정지선 세대로 각각 87.1%, 84% 승계가 이뤄졌다. 뒤이어 △효성(74.3%) △두산(73.8%) △동부(70.8%) △금호아시아나(68.4%) △영풍(53.2%) 등 8개 그룹이 후계 세대의 주식자산이 승계 세대를 앞지른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