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오락가락 행보가 눈총을 사고 있다ⓒ연합뉴스
    ▲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오락가락 행보가 눈총을 사고 있다ⓒ연합뉴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오락가락 행태가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잦은 구설과 잇단 말바꾸기는 물론 때론 학자적 소신을, 이따금은 국무위원으로서 정무적 판단을 앞세우니 헷갈리기 일쑤다.

     

    최근 문 장관은 국민연금지급률 50% 논란과 관련해 야당과 연일 핏대를 올리고 있다. 지난 11일 열린 국회 복지위에서 야당이 "미래세대가 1700조의 세금 폭탄을 맞을 것이라는 청와대 주장이나 보험료율이 2배로 오른다는 장관의 주장은 모두 공포 마케팅"이라고 힐난하자 "야당 주장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며 오히려 "야당이 은폐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역공을 펼쳤다.

     

    새정치연합 김용익 의원이 "산수 공부한 거 맞느냐, 자진 사퇴하라"고 몰아붙이자 "보험료 2배 인상은 재정추계 결과에 입각해 말한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문 장관은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9%를 더 올려 두배인 18%가 돼야 한다던 종전 주장을 슬그머니 낮췄다. 3~4%의 요율 조정이면 된다고 한걸음 물러섰다. 말바꾸기가 아니냐는 지적에는 "자금 고갈을 전제로 한 2060년은 재정 목표의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예봉을 피해갔다.

     

  • ▲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야당은 물론 국민연금 노조로부터 자진 사퇴요구를 받고 있다ⓒ연합뉴스
    ▲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야당은 물론 국민연금 노조로부터 자진 사퇴요구를 받고 있다ⓒ연합뉴스

     

    2년 전 국민연금 제도발전위원장으로 재직 당시에는 재정안정화 방안으로 기금의 2배 유지방안을 지지했다가 이번에 무려 17년 동안 기금을 걷지않는 상황을 가정한 '적립배율 17배'를 주장하기도 했다. 소신이 바뀌었냐는 물음에는 답이 없었다. 다만 '세대간 도적질'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어감이 좋지 않았다면 제가 경솔했던 것 같다"고 물러섰다.

     

    문 장관의 구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전업주부가 불필요하게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수요를 줄이겠다"는 황당 발언으로 비판을 받았다가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죄송하다며 머리를 조아렸다.

     

    또 그날 보건복지부가 17개월 동안 공들인 건강보험료 개편안에 대해 갑자기 발표 당일 백지화를 선언해 모두를 멘붕에 빠트리기도 했다. 당시 연말정산 파동과 맞물려 장관이 청와대 눈치보기를 했다는 비난이 쇄도했다.

     

    여당 내부에서도 문 장관의 이런 행태를 우려하고 있다. 여당내 대표적인 경제와 연금 전문가인 이한구·이혜훈 의원 등은 국민연금 같은 방대한 자료들은 정부만 갖고 있고 그래서 정부 발표를 믿을 수 밖에 없지만 일관성이 떨어지는 내용은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표적인 연금 전문가인 문 장관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KDI 선임연구위원과 수석이코노미스트 겸 재정·복지정책연구부장 등을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