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조2028억 달러, 2007년 액수 넘어서...피셔 연준 부의장 "이 부문 개혁 필요"
  •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는 '사각지대'인 미국의 '그림자금융' 규모가 지난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수준을 상회, 사상 최대 규모로 커졌다.

     

    이에 따라 제2의 위기를 막고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관리감독 장치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9일 국제금융감독기구인 금융안정위원회(FSB)에 따르면, 2013년말 현재 미국의 그림자금융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2조 달러 증가한 25조2028억 달러였다.

     

    이는 2007년의 24조9452억 달러 기록을 6년만에 경신한 것으로, 사상 최고치다.

     

    미국의 그림자금융 시장은 전 세계 그림자금융 시장 규모 75조2000억 달러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그림자금융이란 전통적 은행시스템 밖에서 은행과 유사한 신용중개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헤지펀드, 머니마켓펀드, 구조화투자회사, 자산유동화증권, 신용부도스와프 등 다양한 금융상품으로 구성된다.

     

    이와 관련, 국제통화기금은 최근 '글로벌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그림자금융의 리스크 속성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미국 등에서 그림자금융이 급증하는 것은 금융위기 이후 자기자본과 유동성 등 건전성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들이 고위험자본 공급을 축소하자, 그 빈 자리를 그림자금융이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종의 '풍선효과'인 셈이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그림자금융 문제는 선진국 은행권의 신용위험으로 집약됐으나 최근 들어서는 신흥국 기업 부채의 유동성 위험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진국의 경기 침체와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미국 등 그림자금융의 대체 투자처로 신흥국 채권시장이 급부상했는데, 시장 충격이 발생한다면 신흥국 채권시장에서 유동성 경색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다시 미국 등 그림자금융의 시스템 리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스탠리 피셔 미 연방준비제도 부의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부문 개혁이 진행돼 왔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며, 현재의 금융시스템은 규제당국의 감시가 덜한 그림자금융 상품 등 리스크가 높은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기 때문에, 향후 이 부문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피셔 부의장은 "투자회사, 헤지펀드 그리고 그들의 상품 특성에 맞도록 유동성과 지불능력을 높이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