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일각 "신상품 나온 것 아냐…트렌드로 보기는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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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보험'은 기본적으로 피보험자가 사망한 후 유족의 생활보장을 목적으로 한 상품이다. 하지만 최근 종신보험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의료비·생활비 등을 충당하기 위해 일정 보험금을 미리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종신보험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부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종신보험 트렌드를 외환위기 이후 대중화됐던 사망 후 유가족을 부양하기 위한 1세대 종신보험, 중대한 질병을 보장하는 2세대 종신보험에 이어 고령화 추세에 맞춰 등장한 '3세대 종신보험'의 탄생이라고 보고 있다.
교보생명·신한생명·미래에셋생명·NH생명 등이 이러한 종신보험 상품을 시장에 선보였고, 한화생명과 삼성생명은 특약을 통해 기존 종신보험으로도 사망보험금을 생활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3세대 종신보험 중에서 교보생명의 '나를 담은 가족사랑 교보New종신보험'은 생명보험협회로부터 3개월간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받아 눈에 띈다.
고객이 필요에 의해 사망보험금을 당겨 쓰는 구조 자체는 다른 종신보험들과 차이가 없지만, 사망보험금을 유가족들이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는 점과 고객의 건강관리에 자금을 지원하는 부분 등에서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3세대 종신보험은 기대수명이 연장되면서 고객들의 니즈가 바뀌고 있는 상황에 착안한 상품"이라며 "판매량이나 고객 호응도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며, 종신보험이 변화되는 흐름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한생명의 '신한 연금 미리받을 수 있는 종신보험'은 업계 최초로 사망보험금을 담보로 연금을 선지급하는 기능을 담은 종신보험으로 주목받았다.
덧붙여 특정 암·뇌출혈·급성 심근경색증·말기 신부전증·말기 간질환·말기 폐질환 등 6대 질환으로 진단받거나 합산장해지급률 50%이상일 경우 차회 이후의 보험료를 면제하는 혜택도 부여했다.
미래에셋생명의 '변액종신보험Ⅱ 인생은 교향악입니다'과 NH생명의 '내 맘 같이 NH 유니버셜종신보험' 역시 사망 전까지 보험금을 받을 수 없었던 기존 종신보험을 생존 기간 동안 연금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바꾼 3세대 종신보험이다.
이렇듯 종신보험의 변화가 지속되고 있는 흐름이지만, 3세대 종신보험이라는 새로운 트렌드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견해도 존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3세대 종신보험이라는 개념 자체가 모호하며, 기존에 있는 기능을 덧붙인 것을 새로운 트렌드라고 하는 것은 비약"이라고 했다.
그는 뒤이어 "꼭 신상품이 아니더라도 특약 등을 통해 거의 모든 생보사들이 종신보험을 생전에 활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며 "결국 종신보험은 종신보험일 뿐이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혀주는 취지는 동감하지만, 업계의 흐름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종신보험 고객들이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상품을 활용할 수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완전히 새로운 상품이 등장한 것도 아닌데 생보업계의 전체적인 추세라고 보는 것은 무리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