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불확실성 해소 및 사업 시너지 기대"
  •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키로 한 데 대해 전문가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오너 일가의 지배구조 강화로 불확실성 해소는 물론 사업적인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분석에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했다.

    27일 교보증권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법인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조정으로 현 주가 대비 33~38% 상승 여력이 있다"며 "그룹 내 계열사 경쟁 완화 및 성장성 논란이 해소돼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전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1대 0.3500885 비율로 합병키로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오는 7월17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9월1일부로 합병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합병법인의 사명은 브랜드 인지도 및 그룹의 역사성을 고려해 삼성물산을 쓰기로 했다.

    특히 삼성물산의 상사와 제일모직의 패션·웰스토리의 경우 상사 부문 해외 인프라를 통한 해외 진출 가속화가 가능할 것이란 설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최대 주주 등극 및 자금력 확보를 통한 신규 투자가 용이할 것으로 봤다.

    백광제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그동안 부족한 제일모직의 해외 영업 인프라와 노하우를 삼성물산의 상사부문이 보완해 줄 수 있을 것"이라며 "합병 삼성물산의 바이오로직스 지분은 51.2%로 최대 주주 지위를 얻게 돼 그룹 신수종 분야인 바이오 산업에서 최대 주주 역할을 주도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라며 목표주가를 25만원으로 제시했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 역시 "삼성물산의 해외 법인 등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제일모직의 패션·식자재 분야에서 기존 중국 외에 새로운 국가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라며 "제일모직 수익모델의 확장성이 이번 합병으로 더 확대됐고, 이로써 개선된 현금흐름은 인수·합병(M&A)과 사업 확장에 긍정적 요인"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22만원에서 25만원으로 올려 잡았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합병에 따른 단기 영업 시너지는 제한적이나, 삼성물산 상사부문의 해외 인프라를 활용한 패션 및 식음부문 영업력 강화, 바이오부문 투자 확대 등이 기대되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전문가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 일가 지분이 높은 계열사들의 결합으로, 합병법인의 지주회사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봤다. 정대로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이 추가 비용 없이 삼성전자 지분 등 삼성물산이 보유한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며 "아울러 그룹 내 순환출자 고리가 단순해졌다"고 분석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의 지배역할을 승계함과 동시에 삼성물산이 갖고 있던 그룹 계열사의 지분까지 소유하게 돼 삼성그룹의 지배력이 더욱 공고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합병의 큰 변수로 떠오른 주식매수청구권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라진성 키움증권 선임 연구원은 "현재 주가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액 등을 감안하면 1조5000억원 이상 행사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삼성물산의 경우 국민연금이 11.4%를 보유하고 있어 국민연금의 결정이 중요한 데, 만약 국민연금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다면 약 1조원이 발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