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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와 유로화 약세 현상이 지속되면서 우리 수출기업들이 울상이다. 현재의 환율 수준에선 경쟁력이 약화돼 수출이 줄 수 밖에 없다며 정책 당국의 환율 안정화 노력을 주문하고 있다.
28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김극수)는 최근 307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가 담긴 '최근 엔화 및 유로화 약세의 수출기업 영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업체 70.3%는 현 원/엔 수준(100엔당 900원 내외)에선 일본 제품과 비교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업종별로는 상대적으로 일본과 경합관계가 높은 철강금속(74.4%), 기계류(72.9%) 등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또 전체 응답 기업의 54.1%는 "엔화 약세로 수출 채산성이 악화됐다"고 답했으며, 30.3%는 "수출 물량까지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게다가 응답업체 57.7%는 "현재의 환율 수준이 올해 말까지 지속되면 수출이 당초 목표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목표 대비 10%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 비중도 18.6%에 달했다.
더욱이 엔저에 힘입어 일본 경쟁기업들이 '최근 수출단가를 인하했다'는 응답은 43.3%에 달해 앞으로 우리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 약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유로화 약세와 관련해선 응답 업체의 51.8%가 "현 환율 수준(유로당 1230원 내외)에서 대EU(유럽연합) 수출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업종별로는 섬유(58.6%), 기계(57.1%), 철강금속(54.1%) 등에서 높게 나타났다.
응답업체 54.4%는 최근 원/유로 환율 수준에서 "채산성 악화에 직면했다"고 답했으며, "수출물량까지 줄었다"는 응답도 22.8%에 달했다.
"현재의 환율 수준이 올해말까지 지속될 경우 '목표 대비 5% 이상' 대EU 수출 차질이 예상된다"고 응답한 업체는 34.2%나 됐다.
무역협회 오세환 수석연구원은 "과도한 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정책 당국의 환율 안정화 노력과 국제적인 정책공조가 필요하다"면서 "환리스크 관리 강화, 원가절감 등 우리 수출기업들의 적극적인 자구 노력도 함께 요구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