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좋을 때 좋은 조건에 퇴사 희망 직원들 생겨"예측불가 시황·매각 등 남은 불안요소 많은 점도 한몫
  • KDB대우증권이  지난 2013년 1월 이후 2년여 만에 희망퇴직을 검토 중이다. 다만 희망퇴직은 현재 검토 중인 단계이며, 자발적 퇴직을 고려 중인 일부 직원들의 수요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은 6년 이상 근속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우증권의 희망퇴직은 큰 업계의 이슈가 될 수 밖에 없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지속됐던 불황속에서도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회사 매각이라는 큰 과제도 안고 있어 몸값을 높이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홍성국 사장은 취임 이후부터 줄곧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 2월 홍성국 대표이사는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구조조정과 관련한 질문에 "비인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규모를 줄이기 보다는 직원들의 역량을 키워 기업 수익을 극대화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홍성국 사장의 뚝심은 성공적이었다. 리테일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유지했던 대우증권은 증시가 호황을 맞았던 1분기 호실적을 거뒀기 때문.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최소 한 차례 이상 내홍을 겪었던 타 증권사들은 대우증권을 향해 부러움과 동시에 질투 또는 시기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우증권의 희망퇴직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반면 이번에 추진하는 희망퇴직은 직원들의 요청에 의해 검토 중인 부분으로, 구조조정과는 거리가 멀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회사가 검토 중인 희망퇴직 인원은 30명 가량이다. 이는 기존 정규직 2569여명의 1% 수준으로, 12~30개월 분 임금을 보상금으로 제공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특히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강력한 반대입장을 보이는 통상적인 구조조정 또는 희망퇴직과 다른 부분은 직원들의 자발적 요청이 있었다는 것.


    대우증권 관계자는 "현재 증시 상황이 좋은데도 불구하고, 계속 근무하기가 좀 힘들다고 생각하는 직원이 있다"며 "업계 상황이 언제 다시 어려워질 지 모르는 상황이고, 회사 매각이라는 큰 과제도 안고 있어, 혹시 모를 인위적 구조조정보다 여건이 좋은 지금 자발적으로 퇴직을 고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구조조정이 장기적으로는 회사 체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퇴직금 및 위로금 지급으로 일시적 비용이 증가하는데, 지금 상황에서 희망퇴직을 실시하면 회사 입장에서도 자금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직원들의 자발적 의지와 고생했던 직원들에 대한 회사 차원의 배려가 맞아 떨어져 회사 역시 이번 희망퇴직 문제를 검토하게 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회사측은 구조조정이 아니냐는 문제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회사 관계자는 "희망퇴직을 고려하는 인원이 30여명 선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회사는 올해 신입사원도 그 정도 수준에서 채용할 계획인 만큼, 구조조정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또 "회사 입장에서는 과장급 이상이 절반이 넘는 현재 인력 구조를 일부 개선시킬 수 있고, 퇴직자들도 좋은 조건으로 자발적인 퇴사가 가능,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대우증권의 조직슬림화 시도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현재는 사측의 구조조정 시도에 노조측이 강력히 저항하며 소강상태를 맞고 있지만, 매각을 위해서는 언제든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불안감 역시 감돌고 있다.


    산은은 현대증권 매각을 완료하면 곧바로 대우증권 매각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986년 입사한 이후 대우증권에서만 근무하고 성장해 대표이사 자리까지 오른 홍성국 사장 입장에서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에 대한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덕장'인 그가 앞으로 매각과 관련한 문제를 두고 적지 않은 고민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