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IT 연합체' 가입이 먼저... "'빈리' 투자, 얻을 것 많지 않아"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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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뉴데일리경제DB.
삼성이 스마트카 시장에서 독자적인 행보를 취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이 자칫 완성차 업계의 눈 밖에 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스마트카란 자동차에 IT 기술을 접목시킨 것을 말한다. 스마트카 '끝판 왕'은 스스로 운전하는 무인 자동차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금융 계열사 '삼성벤처투자'는 최근 콕스 오토모티브와 콘티넨털ITS, 웨스틸리 그룹 등 3개 회사와 손잡고 미국 스마트카 인포테인먼트 업체 '빈리'에 65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삼성벤처투자는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전자 글로벌혁신센터(GIC)를 통해 이번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빈리는 스마트카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업체다. 현재 10대 자녀의 운전 경로를 추적하고 주차장을 찾아주는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개발해 온라인상에서 팔고 있다.
이처럼 삼성이 자동차 소프트웨어에 관심을 보이는 까닭은 스마트폰과의 연계점을 찾기 위한 포석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스마트카 시장의 경우 단숨에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고객이 일반 소비자가 아닌 자동차 회사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업계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선 성공을 보장받기 어렵다.
삼성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이번 빈리 투자는 스마트카 시장에서 삼성이 독자 노선을 선택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완성차 업체들이 만든 스마트카 생태계엔 들어오지 않으면서 자동차 소프트웨어 쪽에 먼저 손을 댔기 때문이다.
완성차와 IT 업체가 뭉쳐 스마트카를 개발하는 대표적 연합체는 '오픈 오토모티브 얼라이언스(OAA)'와 'AT&T 드라이브 스튜디오' 등 2곳이다. 삼성은 두 곳 모두 회원사가 아니다. 후원 업체 자격으로 AT&T 드라이브 스튜디오에만 한 발을 걸쳐놨을 뿐이다.
OAA 회원으로는 현대기아자동차와 지엠(GM),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와 구글, LG전자, 파나소닉, 엔비디아 등 전자·IT업체들이 속해있다. AT&T 드라이브 스튜디오에는 퀄컴과 에릭슨 등 글로벌 기업 12곳이 포진돼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스마트카에 쓰일 새로운 운영체제를 개발한다고 해도, 결국엔 완성차 업체들이 써줘야 판로를 마련할 수 있다"면서 "완성차 업체가 주축이 된 연합체에 스며들어 기술력으로 입지를 단단히 다지는 노력을 먼저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빈리에 투자한 것 역시 큰 성과를 기대할 순 없다"며 "스마트카 시장은 하드웨어 비중이 더 크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보단 부품 기술력 확보가 우선시 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