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환율 경쟁력·실적 시즌 등 변수
  •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는 등 올 들어 상승랠리를 달려온 국내 증시에 대해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는 조정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초부터 제시해 왔던 '상고하저(上高下低)' 흐름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10일 대신증권은 "코스피지수가 올 3분기(8월)에 연중 고점인 2250선까지 상승했다가 4분기 들어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유가에 따른 비용 감소 효과가 2분기에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7월 실적 시즌을 앞두고 비용감소 효과와 환율 경쟁력 회복 등이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저유가에 따른 비용 감소 효과는 2분기에 극대화될 것"이라며 "7월 실적 시즌을 앞두고 1분기 비용감소 및 저금리 효과가 뚜렷했던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오는 11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그동안 부진했던 한국 수출주에 대한 시각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오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금리인하와 이에 따른 환율경쟁력 회복은 수출주 회복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4분기 들어서는 미국의 금리인상 이슈를 변수로 꼽았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발(發) 출구전략과 국내 기업이익에 대해 다소 안이한 생각들이 전제돼 있다"며 "기대가 높으면 실망도 클 수 있다"고 꼬집었다.


    현재 시장에는 미국이 출구전략을 실행하더라도 큰 충격이 없을 것이란 낙관론이 팽배하다는 지적이다. 지나치게 높은 이익 기대치와 미국발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로 인해 상반기보다는 상승 탄력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면서 하반기 코스피 예상밴드로는 1900~2260포인트 선으로 제시했다. 강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이익개선이 확실한 턴어라운드 주식과 역수익률 혁명을 통한 배당주에 주목해야 한다"며 "'여리박빙(如履薄氷·살얼음을 걷듯 천천히 가야)'이라는 표현처럼 상반기에 비해서는 조심스러운 접근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오승훈 연구원 역시 "4분기에는 미국 금리 인상과 국내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기대치 하향조정으로 주가 조정이 나타날 것"이라며 "연말로 갈수록 금리인상 다음 단계인 만기채권 재투자 중단에 대한 우려도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금리 인상 시기는 천천히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윤영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옐런 의장 등 주요 연방준비제도(연준) 인사 발언과 미국 경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추가 금리 인상은 매우 완만한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추후 재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필요는 없으며, 연준은 탄력적인 정책 운용 의지를 충분히 피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대내적으로는 높았던 이익의 눈높이가 3분기 실적 시즌부터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오승훈 연구원은 "경기회복 국면의 일반적인 패턴은 비용감소에서 시작해 매출액 증가로 선순환이 나타나지만 격화된 환율 전쟁, 예상보다 약한 미국의 성장률 등을 감안하면 물량의 증가를 확신하기 어렵다"며 "물량의 증가가 없는 상황에서 비용감소의 혜택이 약화되는 3분기 실적부터 기대치의 하향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