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사상최저 1.5%로
'메르스 추경'도 만지작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전월보다 0.25%포인트 낮춘 연 1.50%로 인하했다. 이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인한 경제 타격이 예상보다 크다고 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정책 시너지 효과를 위해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11일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1.75%에서 1.50%로 인하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지난해 8월 이후 총 4차례 (연 2.25%→2.00%→1.75%→1.50%) 인하하면서 역대 최저 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이번 금리 인하의 배경으로 최근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딘 것과 메르스로 인한 경제 타격을 꼽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통위가 열린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메르스로 인해 서비스 산업 부분에 대한 타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수출 감소세가 생각보다 심각하고, 그간 회복세를 이끌어왔던 소비도 메르스의 영향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경제 하방리스크가 커졌다"고 밝혔다.

내달 한은이 발표할 성장률 전망치도 지난 4월에 전망했던 3.1%보다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 외에 금융중개지원대출 제도를 활용해 메르스에 따른 타격이 심한 서비스업 등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을 촉진하기 위해 한은이 0.5~1%의 저금리로 은행에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이제 관심사는 정책 효과 극대화를 위한 정부의 추경 편성 여부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외에도 재정의 조기 집행, 추경 편성 등을 통해 경기 하방 리스크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는 추경 편성 여부는 이달 말께 발표되는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에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선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금리인하'로 보고 있다.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 자산시장 회복으로 시중 과잉 유동성 우려가 나타날 수 있어 기준금리는 연내 동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금리인하 효과 기대감으로 5.29포인트(0.26%) 오른 2056.61로 마감됐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0.6원 상승(원화가치 하락)한 1108.80원에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