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로 위축된 경제… 대출회수·거래중단은 '비 올 때 우산 뺏기"
"'위비뱅크·스피드업 직장인 대출 본받아야" 중금리 대출 출시 독려도

  •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시중은행장들에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때문에 경제가 위축된 때일수록 중소기업·자영업자에 대한 금융 지원을 중단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임종룡 위원장은 "은행이 저금리 대출상품만 취급하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라"며 중금리 대출상품 출시를 독려하기도 했다.

    임종룡 위원장은 22일 저녁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말했다.

    임종룡 위원장은 "메르스 여파가 계속되면서 소비가 크게 감소하는 등 경제가 위축되고 있다. 이 탓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매출이 감소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런 시점에서 대출을 회수하거나 금융거래를 중단하는 것은 '비올 때 우산 뺏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은행장들에게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이 있는지 적극 살피고 대출만기 연장, 금리지원 등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또 금융감독원의 중소기업 금융애로 상담센터에 접수된 메르스 관련 애로사항을 은행이 우선적으로 처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임종룡 위원장은 서민·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금융지원 확대도 주문했다.

    그는 "서민금융기관이 현재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은행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금융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임종룡 위원장은 "지금까지 은행은 저금리 대출상품만 취급하는 곳으로 여겨졌다. 이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중금리 대출상품을 적극 공급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은행의 '위비모바일대출'과 신한은행의 '스피드업 직장인 대출'을 예로 들었다.

     

    위비모바일 대출은 우리은행이 출시한 모바일 전용 대출 상품으로, 신용등급에 따라 연 5.9~9.7% 금리 최대 1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중금리 상품이다. 신한은행 스피드업 직장인 대출 역시 재직 기간 등에 따라 연 5.39~7.69% 범위에서 대출받을 수 있는 중금리 상품이다.

    아울러 저축은행이 있는 금융지주회사는 은행과 저축은행간 연계한 상품을 확대해달라고 주문했다. 서민금융지원 실적을 은행의 내부성과체계(KPI)에 반영하는 등 적극적인 유인 체계도 갖춰달라고도 당부했다.

    그는 "손실을 보면서까지 지원하는 정책금융을 지원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차주의 신용도, 대손비용 등을 충분히 고려해 상업적 기초에 근거해 서민 금융상품을 출시·공급해 달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18개 국내 시중은행 은행장과 신용·기술보증기금 이사장, 주택금융공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과 성세환 부산은행장은 다른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