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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택담보 대출 총부채상환비율(DTI) 산정 때 소득 심사 기준을 한층 강화키로 했다. 최근 유래없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가계대출 속도가 급증한 데에 따른 안전장치다.
28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정부는 DTI 산정 때 소득심사 강화를 통해 주택대출을 억제한다는 내용을 담은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안'을 내달 발표한다. 소득심사를 까다롭게 해 대출을 억제하는 한편 상환 능력은 높일 수 있도록 조치한다는 것이다.
기재부, 금융위, 금감원, 한국은행 등으로 구성된 가계부채관리협의체는 우선 일시적이고 비정기적인 소득까지 전체 연소득에 포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봤다.
DTI는 소득 기준으로 총부채 상환능력을 따져 대출한도를 정하는 비율을 말한다. DTI가 60%라면 연소득이 1억원일 경우 원리금 상환액이 6000만원을 넘지 않도록 대출규모를 제한하는 방식이다.
결국 인정소득이 줄어들게 되면 대출한도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같은 개정안이 확정 발표되면 부동산 자산은 있지만 정기적 소득이 없는 고령층이나 소득 입증이 어려운 자영업자들은 주택대출을 받을 때 한도가 감소할 수 있다.
또 대출 이후 차주 소득 변동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해 기존 대출을 줄이거나 늘리는 방안도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득이 감소해 DTI가 60%를 넘는다면 기존 대출 중 초과하는 부분만큼 상환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만 적용됐던 DTI규제를 지방까지 확대적용하는 방안도 이번 대책에 포함하는 것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대출과 동시에 원리금을 갚기 시작하는 분할상환대출을 취급하는 은행에게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의 구조개선책도 함께 추진 중이다. 아무래도 대출 직후부터 원리금을 갚기 시작한다면 전체 대출규모가 현재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농협, 신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의 토지 상가 등 비주택담보대출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된다.
정부는 내달부터 상호금융권의 비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주택담보대출(LVT) 기준을 설정, 담보평가를 강화하는 한편 부실은 최소할 방침이다. 은행은 토지 상가 대출의 LTV를 40%로 적용하고 있지만, 상호금융권은 따로 기준이 없어 최대 70~80%까지 적용하는 곳도 있다.
현재로선 상호금융권의 비주택담보대출에도 은행 수준의 LTV를 적용하되, 각 상호금융권의 특성을 인정해 일부예외를 두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LTV는 금융권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담보가치 대비 대출이 가능한 한도를 의미한다. LTV가 70%가 적용된다면 4억원짜리 아파트 소유자는 근저당권 등이 설정되지 않은 것을 전제로 최대 2억8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