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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업계가 신성장동력으로 화장품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어 주목된다. 신약 개발의 어려움, 메르스 여파 등으로 성장동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 속에 뷰티 사업이 한줄기 빛이 되어 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화장품 사업 진출로 주가 급등세인 삼성제약부터 화장품 주력 회사를 신설한 국제약품과 한미약품, 대웅제약, 동국제약, 동성제약 등 국내 제약사들의 뷰티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업계 1위인 유한양행 또한 지난 2012년, 피부 전문 스킨케어 오일인 '바이오 오일'을 유통·판매하며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신약개발과 R&D 등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한미약품은 지난해 11월 약국전용 화장품 '클레어테라피'를 출시했다.
나아가 직접 계열사 및 주력 회사를 설립하고 화장품 시장에 무게를 실는 제약사들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대웅제약은 3년 전 관계사인 '디엔컴퍼니'를 설립하고 기능성화장품 브랜드 '이지듀', '셀리시스', '에스테메드' 등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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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약품이 투자해 설립한 화장품 주력사인 '국제P&B주식회사'는 내달 1일 영업을 앞두고 있다. 신설법인인 국제P&B는 "향후 중국, 대만, 태국 등에 수출을 하고 특히 거대시장인 중국 수출을 위해 현재 관계사와 협의 중에 있다"고 전했다.
국제P&B는 국제약품이 개발한 '오리지널 로우' 브랜드를 우선 승계 받아 영업을 시작하고, 올해 하반기에 자체 개발한 신제품을 출시해 매출 1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또 5년차에는 주식공개상장을 목표로 한 사업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약주 가운데 삼성제약은 올해 2월 화장품 기업인 신화아이엠을 인수한 뒤 사명을 삼성메디코스로 변경하고, 화장품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 결과 삼성제약은 올해 주가상승률 1위로 647%나 급등했다.
이에 한 제약사 관계자는 "삼성제약의 경우 국내 1위 뷰티 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의 연구인원을 대거 채용하고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등 큰 시장을 선점한 결과이다"고 분석을 내놨다.
이밖에 동성제약은 올초 대표 화장품 브랜드를 재정비하고 '파마스파마시라인'을 선보였다. 동국제약도 4월 '센텔리안 24'브랜드를 론칭했다. 신풍제약은 스킨케어 제품인 '아이나이'를 시장에 내놨다.
한편 이 같은 제약사의 잇단 화장품 시장 진출에 화장품 업계는 레드오션의 심화를 이끌진 않을까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 국내 중견 화장품 회사 관계자는 "화장품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을 넘어서서 정체기인 상태이다. 신생업체들이 코스메슈티컬을 내세우며 환상과 막연한 기대감으로 접근하기엔 실패할 확률이 높다"며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등 대기업을 제외한 중견 화장품사들은 자체브랜드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장동력 매출 증대가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