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대리점 판매가가 오프라인 대리점 공급가보다 더 저렴대리점 쥐어짜 얻은 수익으로 고배당 잔치
甲질 '의혹'서 '차별적 취급' 논란까지…제2 남양유업 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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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킴벌리의 민낯②- 유한킴벌리, 대리점 甲질 '의혹'서 '차별적 취급' 논란까지…제2의 남양유업 사태 되나?]
# 유한킴벌리가 설정한 판매목표치는 과도하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정말이지 그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숨막히는 하루하루를 보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사람들은 몰라요. 그저 유한킴벌리가 착한 기업으로만 알고 있죠. 그 가면 뒤에서는 우리를 옥죄고 있었습니다. 2580 시사매거진 방영 이후 판매목표 장려금은 다음달 1일부로 변경키로 했다고 들었습니다.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까 부랴부랴 없앤다는 거죠. 그 전까진 저희가 수차례 민원을 넣어도 들어주지 않더만...(유한킴벌리 대리점 운영 중인 A씨)
# 최규복 사장이 취임한 이후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온라인 대리점과 오프라인 대리점의 차별이 시작된거죠. 최규복 사장은 측근을 온라인 대리점에 앉혀 적극 지원하고 있다. 평소 '상생', '공정'을 외치더니 오프라인 대리점들이 죽어가는 상황은 모른척 하고 있습니다.(유한킴벌리 대리점협의회 관계자)
최근 유한킴벌리는 대리점들을 상대로 한 갑질 행태로 논란을 빚었다. 과도한 목표 설정과 공정하지 못한 구조의 장려금 정책으로 대리점주에게 횡포를 부렸다는 것. 또한 일반 대리점과 온라인 대리점 간 제품 공급가격을 다르게 책정해 차별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땅콩회황, 남양유업 등 기업들의 온갖 갑질 횡포로 국민들의 지탄을 받은 가운데, 윤리경영의 모범사례로 언급되던 유한킴벌리인 점을 미루어 볼 때 후폭풍이 클 것이란 전망이다. -
◇ 과도하게 책정된 판매목표치…'인간중심 경영' 무색
30일 유한킴벌리 대리점협의회에 따르면 본사가 장려금제도를 이용해 대리점들이 판매목표를 강제로 달성하게 만들었다. 지난 7일 방영된 MBC <시사매거진 2580>을 통해 그 실태가 공개됐고 이후 유한킴벌리는 판매목표 장려금을 일부 변경키로 결정했다.
유한킴벌리가 운영했던 장려금 제도는 △판매목표달성 장여금과 △수금장려금 등이다. 이중 문제가 됐던 판매목표달성 장려금은 유한킴벌리가 정한 판매목표를 90% 이상 달성했을 경우에만 차등적으로 지급되는 시스템으로 운영됐다.
예를 들어 월 매출이 1억원인 대리점이 장려금 조건을 모두 충족하게 되면 매출의 10%인 1000만원의 장려금을 받는 식이다.
하지만 문제는 유한킴벌리가 일방적으로 정한 판매목표치였다. 한 대리점주는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목표치였다"라며 논란이 됐던 판매목표달성 장려금 정책에 대해 술회했다.
대리점주들은 과도한 목표량을 맞추지 못해 결국 밀어내기식으로 헐값에 제품을 넘기거나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하고 있는 등 어려움을 겪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이에 따라 수차례 본사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반응이 없었다는게 대리점협의회 측의 주장이다. 이후 사측은 <시사매거진 2580>의 전파를 탄 후에야 해당 장려금 정책을 변경키로 한 것.
대리점협의회 한 관계자는 는 "목표량을 채우지 못하면 장려금을 못 받는 시스템이었다"면서 "장려금을 받지 못하면 가격 경쟁력이 없어 물건을 팔 수 조차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방송이 나가자마자 본사에선 바로 다음달 1일부터 목표에 따른 장려금 제도를 변경키로 했고 기존 장려금 제도가 잘못됐다는 것을 그들 스스로 시인할 것"이라며 "이제라도 유한킴벌리는 장려금을 미끼로 과도한 판매 목표량을 강요하는 갑질을 그만둬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전까지 비정상적 관행이 이뤄지던 유한킴벌리의 행태는 비판을 피할길이 없어 보인다. 판매목표치 장려금은 지난 2013년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왔던 남양유업의 '밀어내기'와 다를 바 없다는 게 일각의 시선이기 때문이다. 특히 청정한 이미지였던 유한킴벌리의 이 같은 행태에 소비자들이 받은 충격 또한 크다는 평가다.
◇ 일반 대리점주, 차별적 취급에 분개!…"온라인 대리점 판매가가 일반 대리점 공급가보다 더 싸다?
유한킴벌리가 대리점에 행한 갑질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유한킴벌리가 일반 대리점과 온라인 대리점을 차별 대우하는 등 또 다른 '갑질'을 해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유한킴벌리에서 온라인 대리점도 자사의 제품을 공급하는데 해당 공급가격이 일반 대리점에 주는 가격보다 저렴해 가격 경쟁력에 밀려 사실상 제품을 판매할 수가 없다는 것.
대리점협의회에 따르면 유한킴벌리는 온라인 대리점과 일반 대리점에 물품을 공급하면서 공급가를 많게는 30% 이상 차이가 나게 매겼다. 본사가 직접 소셜커머스에서 판매한 유한킴벌리 제품 가격이 일반 대리점들이 본사로부터 사오는 제품 가격보다 저렴했다.
실제로 가격을 비교 분석해본 결과, '하기스프리미어'의 대리점 매입가는 5만1180원이지만 쿠팡 판매가는 3만8910원으로 매입가가 무려 30% 이상 비쌌다. 인터넷에서 파는 판매가가 일반 대리점의 '매입가'보다 낮은 것이다. 대리점에선 본사보다 인터넷 대리점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것이 더 나은 기형적인 유통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온라인과 일반 대리점의 차별은 이뿐만이 아니라는 게 대리점협의회 측의 주장이다. 실제 2013년 유한킴벌리와 약정을 맺은 한 온라인 대리점과 오프라인 대리점의 약정서를 살펴보면 오프라인 대리점은 목표달성율이 90% 이상 달성하면 장려금 2%, 100%이상 달성했을때는 3%를 지급받았다.
하지만 온라인 대리점은 목표와 상관없이 품목별 매입금액의 최고 9%의 장려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리점협의회 한 관계자는 "최 사장이 온 이후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고,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차별적 취급에 오프라인 대리점이 살아남기 힘든 시장구조가 됐다"며 "함께 일하는 대리점을 죽이면서 무슨 '상생'이고 '공생'이냐"고 반문했다.
한편, 이에 대한 유한킴벌리 측의 입장을 들으려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
◇ 대리점 쥐어짜 얻은 수익으로 고배당 잔치
대리점주들은 온갖 차별 속에서도 과다하게 책정된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애쓰고 있는 가운데, 유한킴벌리는 고배당 잔치를 벌이며 외국기업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리점협의회 한 관계자는 "이 같이 불공정거래를 통해 얻은 이익은 유한킴벌리의 지분 70%를 갖고 있는 '킴벌리 클라크'(헝가리 법인)에게 흘러들어간다"라며 "킴벌리 클라크의 배를 채워주기 위해 대리점주들은 죽어나가고 있는 형국"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유한킴벌리는 지난해 매출 1조4006억원, 영업이익 1673억원, 순이익 144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고배당 논란 속에 킴벌리 클라크 트레이딩이 910억원, 유한양행이 39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 받았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현재 유한킴벌리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다. 공정위가 조사하고 있는 혐의는 공정거래법 23조의 거래 상 지위 남용 행위와 판매 목표 강제, 불이익 제공, 차별 행위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