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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영전반에 걸친 급격한 여건 변화로 혁신 추진 강도를 더욱 높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습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포스코 5대 경영쇄신안'을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포스코는 최근 철강경기 침체, 계열사 및 해외사업 부진,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 등의 대내외 3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포스코건설 비자금 조성 및 성진지오텍 저가 인수 의혹 등으로 국민적 신뢰도가 바닥까지 추락했다는 점이 가장 뼈아픈 대목이다.
이같은 상황에 권 회장은 지난 5월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발족, 대대적 경영혁신을 예고했다. 전 계열사 사장단도 사표를 제출하며 '위대한 포스코' 재건에 사즉생의 각오를 보였다. 포스코 사내외 이사 전원과 계열사 대표들은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두차례 회의를 열고 '5대 경영쇄신안'을 마련했다.
△사업포트폴리오의 내실있는 재편성 △경영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 명확화 △인적 경쟁력 제고와 공정인사 구현 △거래관행의 투명하고 시장지향적인 개선 △윤리경영을 회사운영의 최우선 순위로 정착 등이 그 내용이다.
또 지난 3월 권 회장 취임과 동시에 추진해오던 '혁신포스코 1.0'을 '2.0'으로 업그레이드해 향후 실적개선 및 신뢰회복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포스코는 '혁신 1.0' 추진 과정에서 계열사 구조조정 및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해 3조6000억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확보하는 등의 성과도 거뒀다. 하지만 부진사업의 실적개선 및 구조조정 지연, 책임경영체제 정착 미흡과 과거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한 현실안주 문화 잔존 등은 여전히 문제라고 봤다.
오는 2018년 창립 50주년을 맞는 포스코는 '혁신 2.0'을 통해 2017년 까지는 모든 체질개선을 마친다는 목표다.
먼저 포스코는 철강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독자적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계열사는 과감히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오는 2017년까지 현재 47개에 달하는 국내계열사를 22개로 줄이고, 해외연결법인도 181개에서 117개로 줄여나갈 예정이다.
반면 리튬, 니켈 등 포스코가 가장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업부문에는 더욱 집중키로 했다. 권 회장은 "포스코는 아르헨티나에 설치할 연산 2만t 규모의 리튬생산 데모플랜트를 제조하고 있다"면서 "오는 2017년부터는 상업화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튬생산이 현실화될 시 연간 4000억원 정도의 매출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또 포스코는 투자실명제를 더욱 확대해 투자관련 공과에 대해 상벌을 명확히 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이에 과거 투자 실패와 경영부실 관련 임원 43명도 그 책임을 물어 인사조치를 단행했다. 인적 경쟁력 제고 및 공정인사 구현을 위해 향후 업종, 분야별 외부 전문가도 적극 영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계열사와의 거래를 포함한 모든 거래는 100% 경쟁입찰을 원칙으로 하고, 거래관련 청탁도 원천 찬단해 구매 경쟁력을 더욱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포스코는 '금품수수' '횡령' '성희롱' '정보조작(허위보고)' 등을 4대 비윤리 행위로 정하고 '원스트라이크아웃제'를 적용, 위반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즉시 퇴출키로 했다.
권 회장은 "과거의 자만과 안이함을 버리고 창업하는 자세로 돌아가 스스로 채찍질하고 변화시켜 창립 50주년을 맞는 2018년까지는 또 다른 반세기를 시작하는 기반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사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30조2904억원, 영업이익 1조4176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5.8%, 9.7%씩 하락한 수치다. 포스코 측은 해외철강 및 건설(E&C) 부문 시황부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