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 투자자 대부분이 찬성표... "합병 성사 기대감 주가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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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신 삼성물산 사장. ⓒ뉴데일리경제 최종희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을 희망하는 삼성과 여러 주주들의 바람이 이뤄질 결전의 날이 밝았다.
하지만 긴장한 삼성 측 관계들과 달리 주주들은 이미 합병 성사를 예상이나 한 듯 주총 하루 전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식을 사드리느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합병을 이뤄내기 위한 삼성물산의 전력 투구가 주주들에게 이 같은 기대감을 심어준 것으로 보인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가가 합병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하루 앞두고 고공비행을 이어갔다.
지난 16일 기준 제일모직 주가는 전날 거래일에 비해 5.72% 오른 19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물산 역시 3.43% 급등한 6만9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제일모직의 경우 이번 합병 공시 이후 최고 수준의 상승세를 기록하며 주식시장을 놀라게 했다.
오름세는 이날 아침부터 계속됐다. 같은 날 오전 9시 기준 제일모직은 전날보다 2.72% 뛴 18만8500원에 거래됐다. 삼성물산 주가도 전날 대비 0.45% 상승한 6만7300원을 나타냈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 기관 투자자 대부분이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합병 성사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상 삼성물산·제일모직 주식이 이처럼 강세를 보이는 것은 이미 예견됐었던 일이다.
이번 합병의 캐스팅 보트를 쥔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 국민연금이 합병 찬성 쪽으로 기울면서 승부가 벌써 삼성 쪽으로 넘어갔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었다.
최근 삼성물산이 국내 신문사와 방송사에 낸 '합병 광고' 역시 소액주주들의 마음을 붙잡는 데 한몫을 단단히 했다는 평가다.
김신 삼성물산 사장은 주총을 이틀 앞둔 지난 15일 "광고가 나간 직후 평소 400~500건 정도 걸려오던 문의전화가, 2000여건으로 대폭 증가했다"면서 "어제(14일)는 무려 3500여건의 전화가 끊이지 않는 등 소액주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액주주들을 끌어안기 위한 삼성물산 직원들의 전방위적 활약도 합병 대세론에 무게를 보탰다.
지난 주말 삼성물산 임직원들은 수도권은 물론 지방의 소액주주들까지 일일이 찾아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빵과 수박 등을 사들고 찬성 위임장을 받으러 다녔다는 후문이다.
국내 기관투자자 또한 1~2곳만 빼고 모두 찬성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확인된 삼성물산 우군들의 지분은 최소 42%에 달할 전망이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합병 반대 논리를 펼치며 여론몰이에 힘을 썼지만 결국 헛수고로 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각각 17일 서울 중구 태평로 2가 삼성생명빌딩,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합병 성사 여부는 찬성과 반대로 나눠 '표 대결'로 결정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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